삼성전자 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 전 주식을 매수한 임원들마저 손실 구간을 앞두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1.78%(1000원) 하락한 5만5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하락세(시가 5만6100원)로 출발해 낙폭이 커지면서 5만5000원대까지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개장과 동시에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87억100만원, 154억9800만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10조원(보통주 기준 0.84%)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10조원 가운데 3조원은 11월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매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발표 전날 4만99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휘청였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당일에만 7.21% 급등한 5만3500원에 마쳤다. 다음 거래일인 지난 18일에도 5.98% 튄 5만6700원에 마무리했으나 19일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해 5만530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로 인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기 전 주식을 매수한 삼성전자 임원들도 손실 구간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를 통해 신현진 부사장, 박철웅 상무(SET부문), 최철환 상무(DS부문), 이재호 상무(DX부문) 등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신 부사장은 보유 주식이 없었지만 자사주 매입 발표 당일 총 980주를 매수했다. 500주는 취득 단가가 5만3500원, 나머지 480주는 5만3800원이다. 박 상무는 보유 주식이 없었으나 자사주 매입 발표 전날(14일) 1001주를 사들였다. 취득 단가는 5만1100원이었다.
최 상무는 지난 12일 우선주 39주, 보통주 181주를 새로 취득했다. 보통주는 매수 후 582주로 늘었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취득 평균 가격은 각각 5만3400원, 5만4600원이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 83주를 보유 중이었고, 자사주 매입 발표 당일 20주를 매수해 103주로 늘었다. 취득 단가는 5만300원으로 최근 매수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시장에서 주가 향방은 실적 모멘텀에 좌우될 것으로 봤다. 실적 개선세가 없다면 외국인 수급 유인이 없다는 의미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4년 11월 자사주 취득은 시장 서프라이즈 관련 모멘텀이 컸고, 2016년 이후 자사주 취득은 외국인 수급과 이익 모멘텀 영향이 높았다"며 "유의미한 주가 상승이 동반된 시기는 2016년 4월 이후 6차례 진행된 자사주 매입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즉 자사주 취득 이슈보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같은 이익 모멘텀의 영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고영민 다올투주자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취득 결정으로 단기 주가 반등 및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으나,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유의미한 단서가 확인되기 전까지 상방이 제한적인 트레이딩 구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5년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에 대한 실마리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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