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AI 비서' 시대 연다…AI가 회의 통역·휴가 신청까지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4'
AI 에이전트 기능 대거 공개
피일 찾고 외국어 통역
기존 업무용 SW도 진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AI) 비서(에이전트)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매일 반복하는 잡무를 대신할 AI 에이전트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MS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4’를 열고 AI 에이전트를 비롯해 신규 AI 기능을 선보였다.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이그나이트 2024'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MS 제공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이그나이트 2024'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MS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365 코파일럿'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AI 에이전트다. 파일 찾기, 외국어 통역, 프로젝트 관리 등 업무에 따라오는 문서, 행정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대신해준다.


파일 찾기는 '셰어포인트 에이전트'가 맡는다. 특정 사이트, 파일, 폴더와 연동돼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통역 에이전트'는 화상회의 플랫폼 팀즈에서 실시간 음성 통역을 제공하는데, 9개 언어 중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바로 통역해 들을 수 있다. '직원 셀프 서비스 에이전트'는 휴가 신청, 급여나 복지 정보 확인, 장비 요청 등 행정 업무를 대신하고 '프로젝트 매니저 에이전트'는 작업 할당, 진행 상황, 추적, 상태 보고 등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해 준다. 자레드 스파타로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 비서는 개인들이 직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도 있다. AI 기반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코파일럿 스튜디오 자율 에이전트'를 통해서다. 사용자는 '에이전트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템플릿을 받을 수 있다. 코파일럿 스튜디오와 코딩 에이전트를 연결해 AI 에이전트를 설계·배포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개별 직원마다 하나의 코파일럿이 업무 수행을 도와줄 것"이라며 "코파일럿에서는 수천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는 셰어포인트 등의 플랫폼에서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생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 MS 제공

사용자는 셰어포인트 등의 플랫폼에서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생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 MS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MS의 기존 업무용 소프트웨어(SW)는 AI로 한 단계 진화했다. 팀즈는 '공유 화면 콘텐츠 분석' 기능을 추가했다. AI가 화상회의에서 공유한 화면 속 콘텐츠를 분석해 중요한 포인트를 기록하는 기능이다. 회의에서 나눈 채팅이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통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요약하던 기존 AI 기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파워포인트에는 '내러티브 빌더'라는 기능을 더했다. 문서에서 중요한 내용을 꼽아 차트, 애니메이션 등이 적용된 슬라이드로 제작해주는 기능이다. 엑셀의 경우 사용자 맞춤형으로 템플릿을 만들어 주는 '새로운 시작 경험'을 추가했다.


MS, 'AI 비서' 시대 연다…AI가 회의 통역·휴가 신청까지 원본보기 아이콘

MS는 자체 설계한 데이터처리창치(DPU)인 '애저 부스트 DPU'도 공개했다. 데이터처리가속기라고 불리는 DPU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줘 AI처럼 고성능 데이터 연산 처리에 필요한 프로세서다. 데이터의 흐름을 관리하기 때문에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MS는 지난해 DPU 스타트업 펀저블을 인수하며 자체 DPU를 개발해왔다.


MS의 공세로 글로벌 빅테크(대형정보기술기업) 간 AI 에이전트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픈AI는 '오퍼레이터'라는 AI 에이전트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내부 시연 결과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으로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코딩 중 문제가 생기면 웹사이트를 뒤져 해결책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은 사람처럼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작업을 대신해 주는 AI 에이전트를 지난달 출시했다. 구글도 AI 에이전트인 '자비스'를 일부 개발자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이들은 AI 모델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고도 수익화가 더뎌지자 AI 에이전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AI 서비스로 돈을 벌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매년 42.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705억3000만달러(약 9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