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슈퍼마이크로, 규정 준수 계획서 제출…주가 40% 급등

일단은 위기 모면한 슈퍼마이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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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인공지능(AI) 수혜주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이하 슈퍼마이크로)가 규정 준수를 위한 계획서를 제출했다. 당분간 상장 폐지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약 40% 폭등했다.


18일(현지시간) 슈퍼마이크로는 뉴욕 증시 마감 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회계·컨설팅 업체인 BDO USA를 독립 회계 감사 법인으로 임명했으며 규정 준수를 위한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계 조작 의혹을 받아 온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는 지난 6월로 마무리된 2024년 회계연도 보고서(10-K 보고서)와 지난 9월 마감된 분기별 보고서(10-Q 보고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증권거래소 나스닥은 슈퍼마이크로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거나 규정 준수를 위한 계획서를 이날까지 제출하라고 지난 9월 통보했다.


만일 이조차 어길 시 슈퍼마이크로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컸다. SEC 규정에 따르면 모든 상장 기업은 회계연도 말이 끝나면 90일 이내 10-K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가 가시화된다면 올해 편입됐던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에서도 빠지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슈퍼마이크로의 계획서가 나스닥으로부터 받아들여진다면 10-K 보고서 제출 기한은 내년 2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나스닥 측이 슈퍼마이크로의 계획서를 불허할 경우 회사는 항소를 할 수 있다. 이러나저러나 이 회사는 당장에 직면했던 상장폐지 리스크에서 일단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이날 나스닥 규정 준수 계획서 제출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뉴욕증시에서 15.93% 급등한 21.54달러에 거래를 마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40% 뛰고 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의 AI 최신 칩을 장착한 서버를 제조하며 AI 열풍에 올라탄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2022년 말부터 올해 최고점이었던 3월까지 14배 이상 급등했으나 회계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80% 넘게 폭락했다.


지난 4월 슈퍼마이크로 전직 직원이 회사와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를 회계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지난 8월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로 회계 조작 의혹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이후 지난달 말에는 슈퍼마이크로 회계를 담당하던 언스트앤영(Ernst & Young·EY)의 사임 소식마저도 전해졌다. 슈퍼마이크로는 회계조작 의혹에 대한 미 법무부 조사도 받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의 회계조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19년 10-K 보고서 및 여러 분기별 보고서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해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가 2020년 재입성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공매도 보고서에서 슈퍼마이크로를 "연쇄 상습범"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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