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본격적으로 미사일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허용하면서 주한미군의 탄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 정보를 공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공격무기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로 이미 지원된 다연장로켓(MLRS) 탄도 추가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MLRS를 지원했다. 문제는 탄이다. MLRS는 227㎜ 무유도탄을 사용한다. 확산탄이라 불린다. 1기에 자탄 900여 발을 탑재해 축구장 3배 면적을 한 번에 타격할 수 있다. 무차별 살상 무기로, 위력이 엄청나고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120개국은 2010년에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은 CCM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본토에 220만개의 확산탄을 배치했고, 150만개의 확산탄을 해외에 두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경기도 동두천 지역에 배치된 제210화력여단의 MLRS 대대에서 사용한다. 다만, 2018년 이후 MLRS에 사용하는 확산탄을 생산하지도, 사용하지도 않기로 했다.
현재 보유 중인 탄을 지원할 수밖에 없어 주한미군의 확산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생산을 요청할 수도 있다. 확산탄을 생산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권 국가들이 확산탄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 제재를 강화하면서 방산 부문 분산탄 사업을 물적 분할해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를 2020년에 설립했다. 미국이 요청할 경우 KDI에서 생산해 우회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탄을 생산하지 않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MLRS를 사용하려면 우리 정부에 확산탄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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