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30만명에 이르는 미국 연방 공무원들을 상대로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공무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될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무원 절반 이상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실제 단행될 규모에도 관심이 모인다.
17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 정부에서 일하는 일반직 공무원의 70%가량은 미군이나 안보 관련 기관 소속이다. 연방 인사관리처(OPM)의 관련 통계를 보면 일반직 직원이 가장 많은 부처는 퇴역군인을 위한 병·의원 수백곳을 운영하는 미국 보훈부(VA·48만6522명)였다. 이어 국토안보부(22만2539명), 육군(22만1037명), 해군(21만6537명), 공군(16만8505명), 국방부(15만6803명), 법무부(11만6614명), 재무부(10만8869명), 농무부(9만2072명) 등 순이었다. 일반직이 가장 적은 부처는 미국 교육부로 4425명에 그쳤다.
연방 인사관리처는 이런 일반직 공무원의 연간 급여로 지출되는 예산이 올해 4월 기준 2130억 달러(약 296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교육부 소속 일반직의 연봉 중간값이 11만8410달러(약 1억6000만원)로 가장 높았고, 사무직 비율이 높은 재무부 소속 일반직의 연봉 중간값이 5만9557달러(약 8000만원)로 가장 낮았다. 연방 정부 내 일반직 공무원 전체의 연봉 중간값은 9만7024달러(약 1억3000만원)였다.
직종별 인원으로는 의사와 간호사, 공공보건 근로자만 36만명에 이르는 등 의료분야 종사자가 약 15%로 가장 많았고, 행정·사무직 역시 전체의 15% 수준에 근접했다. WSJ은 "일반직 공무원은 보훈병원의 간호사부터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관리원, 연방교도소 교도관, 방사성폐기물 기술검토위원회(NWTRB)의 직원 19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하며, 80% 이상이 워싱턴DC 이외 지역에서 일한다"고 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비대한 정부를 효율화한다는 명분으로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을 예고한 상태다. 신분이 보장되는 일반직 공무원을 정무직으로 재분류한 뒤 해고하고, 충성파로 빈자리를 채울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와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앉히며 1년 반 안에 구조정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2022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했을 당시 기존 직원의 80%를 해고한 바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