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시민의 공개 민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폄하 표현을 썼다가 논란이 일자 결국 사과했다.
18일 서울시 응답소 홈페이지에 따르면 문제는 서울교통공사 승무본부 승무지원처가 '고궁과 지하철 내 과다한 중국어 안내 방송에 대한 시정 요청'에 관한 민원에 답변하면서 발생했다.
'중국어 안내방송이 시끄러워 불편하다'는 취지의 민원에 대한 답변 글에서 "중국인은 2명 이상 모이면 시끄럽고 소란을 피우는 빌런들이 종종 발생되고 있다"며 "오히려 중국어 음성 송출로 무질서에 대한 계도 안내방송을 실시해 열차 내에서는 질서를 지켜 달라는 에티켓 방송을 송출함으로써 질서에 대한 전달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또 '영문으로만 안내방송을 송출해달라'는 민원 내용에는 "향후 안내방송을 국문과 영문만 송출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해당 답변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다만 이를 두고 서울시 산하 공기업이 특정 국적의 외국인을 상대로 폄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교통공사는 설명자료를 내고 "민원 답변 과정에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적절한 단어와 내용이 포함된 점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공사는 "향후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민원 답변부서를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부서장이 직접 민원을 답변하거나 내용을 필히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이용 환경 및 다양성을 인정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또 '한국어와 영어로만 안내 방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답변과 관련해선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 내용을 부인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중국인을 싫어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이를 공적인 업무에서 표현하는 건 한국인의 품위와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 "맞는 말이라도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사석에서 했을 얘기를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에 답글로 작성하는 건 아닌 듯",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도 문제 될 때가 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