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역사상 가장 친(親)이스라엘적인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역사상 그 어떤 행정부보다 이스라엘에 가장 우호적인 팀을 구성하고 있다"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의 지원을 받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바이든 행정부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제한 없는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차기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트럼프 2기의 친이스라엘 행보를 주도할 인물로 평가된다. 더힐은 "두 사람 모두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며 이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평화구상안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1기 재임 시절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걸프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도모한 바 있다. 취임 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사우디 측이 미국의 공식적 안보 보장에 더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인정까지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유엔 미국 대사로 발탁된 엘리스 스터파닉도 트럼프 당선인의 친이스라엘 행보를 대외에 선전할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에도 니키 헤일리 전 UN 대사의 입을 통해 유엔이 이스라엘에 적대적이라고 비판하며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각종 국제기구에서 탈퇴한 이력이 있다. 더힐은 "스터파닉은 지난해 대학가에 퍼진 반유대주의에 관해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 3명을 심문해 두 명을 물러나게 하는 등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 역시 스터파닉의 차기 대사 지명에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로 간택된 '기독교 보수주의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더힐은 "허커비는 서안지구에 대한 유대인의 종교적 주장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의 영토 주장을 거부하는 등 이스라엘 합병을 지지해왔다"며 "허커비가 인준되면 국제법상 불법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 정착촌을 인정하도록 미국의 정책을 바꾸는 데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크리스 밴 홀렌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은 "허커비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토를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비전을 갖고 있고 이는 네타냐후 내각을 비롯한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며 허커비 전 주지사가 인준될 경우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와 폭력을 초래할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하며 내각 인선과 외교에도 두루 입김을 과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친이스라엘 행정부의 핵심 인사로 지목됐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1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전쟁 피해 지역을 둘러보며 가자지구 내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에 합의했고, 올해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에 참석한 인연이 있다. 다만 머스크 CEO가 과거 반유대주의 음모론 제기로 물의를 빚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