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2400선까지 밀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다. 이번 주부터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를 투입하고, 기관투자자에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 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증시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11~15일) 5.63%(144.2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3일 하루에만 2.64%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15일에는 장중 2400선도 붕괴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휘청이며 코스피 지수의 변동성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5만원이 무너지며 4만99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5거래일 동안 1조7117억원을 순매도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국내 증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특성상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산업 관련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은 있으나, 최근의 낙폭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차분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밸류업 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자금 집행을 이번 주부터 시작한다. 아울러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당국은 높은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며 "상장기업도 이러한 상황일수록 밸류업 공시 등을 통하여 시장과 투자자와의 소통에 더욱 힘써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필요한 때 언제든지 신용융자 담보 비율 유지 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등 시장안정 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필요시 충분하고 즉각적 조치를 통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시장 불안을 틈탄 불공정거래는 무관용으로 엄단하겠다. 아울러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는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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