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레이철 제글러(2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비난하는 글을 올린 후 역풍을 맞자 결국 사과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제글러는 6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다시 4년간의 증오를 예상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 나라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남자(트럼프)를 위해 나타난 수많은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깊고 깊은 질병이 있다"며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 트럼프 본인은 절대 평화를 알지 못하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F'가 들어가는 욕설을 덧붙였다.
그러자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제글러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폭스뉴스, NBC 뉴스 등을 거친 보수진영 언론인 메긴 켈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 여자(제글러)는 돼지"라며 "디즈니는 그를 해고하고 영화를 다시 촬영해야 한다. 이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 당장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제글러는 지난 14일 "내가 지난주 공유한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감정에 휩쓸려 부정적인 담론을 키워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디즈니 측은 해당 논란에 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보수 진영은 제글러가 2021년 디즈니 영화 '백설공주'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자 이에 반발한 바 있다. 원작 동화에서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 백설공주 역에 그의 외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 제글러는 콜롬비아 출신 어머니를 둔 라틴계 배우로 다소 어두운 피부를 가지고 있다.
한편 제글러는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디션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토대로 '마리아' 역에 합격하며 데뷔했다. 당시 스필버그는 "제글러를 보고 나니 그 누구를 봐도 제글러만 떠올랐다"고 언급했으며, 그는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샤잠! 신들의 분노'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등에서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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