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마지막 정상회담…시 "대중 억제, 뜻대로 안될 것"

우크라戰, 북핵, 미·중 관계 등 논의
트럼프 들으라는 듯
바이든 "전 세계 동맹과 연대해 외교"
시 "미·중 장기간 평화 공존해야"

임기 종료를 두 달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전 전쟁, 한반도 문제와 미·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출범 전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 억제 움직임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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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 역량을 갖고 있는 중국은 갈등 고조와 북한의 추가 파병을 통한 충돌 확산을 막는 데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심히 위험한 전개"라며 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대남 도발 우려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행위는 언제나 떳떳했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전쟁과 혼란 발생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자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북한의 도발을 이유로 한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은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양측은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강경 기조를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이 충돌로 치닫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국 내 힘의 원천에 대한 투자와 전 세계 파트너·동맹국과의 연계는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 접근 방식의 핵심"이라고 말해 동맹을 규합해 대중 견제에 나서 온 자신의 외교 정책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고립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 역시 "지난 4년의 경험은 정리할 만하고 교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대중 억제는 현명하지도, 가능하지도, 뜻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중은 양국 국민의 행복, 국제사회 공동 이익에서 출발해 현명한 선택을 하고 두 강대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계속 모색해 장기간 평화 공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에서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첨단기술 패권경쟁으로 확산된 가운데, 시 주석의 발언은 내년 출범할 트럼프 2기에 대중 정책 방향을 수정할 것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라인을 대중 강경파로 채웠다.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내정했다. 두 사람 모두 대중 매파 정책을 강조해 온 인물들이라 트럼프 2기에서도 미·중 대립 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은 회담장에 없는 사람 바로 내년 1월 재집권하면 중국에 더 공세적 접근을 하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정상회담 분위기를 평가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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