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전조?…美 캘리포니아 해안서 3개월 만에 또 발견된 '이것'

샌디에이고 해변서 2.9m 산갈치 사체 발견
지난 8월에도 라 호야 코브 해안서 나와

대지진 전에 나타났다는 속설 때문에 '종말의 날 물고기'라는 별명을 얻은 산갈치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3개월 만에 또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는 지난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외곽 인기 휴양지인 엔시니터스 그랜드뷰 해변에서 산갈치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사체로 발견된 산갈치는 길이가 2.9m 정도로, 현재 부검을 위해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스크립트 해양 연구소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캘리포니아 라 호야 코브 해안 인근에서 산갈치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된 일이 있었다. 당시 이 해안에서 카약을 타거나 스노클링을 하던 사람들이 죽어 있는 산갈치를 발견했다. 이 산갈치 길이는 3.66m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엔시니터스 그랜드뷰 해변에서 발견된 산갈치 사체. 인스타그램 'scripps_ocean'

미국 캘리포니아 엔시니터스 그랜드뷰 해변에서 발견된 산갈치 사체. 인스타그램 'scripps_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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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갈치는 심해 어류이기 때문에 병들거나 죽을 때, 또는 방향 감각을 잃을 경우 수면 가까이 올라와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산갈치는 최대 9m 정도까지 자랄 수 있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는 1901년 이후 123년간 캘리포니아 해안에 떠밀려온 산갈치는 모두 21마리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 벤 프레블 연구원은 "1901년 이후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산갈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21번째로 대단히 희귀하다"며 "123년 동안 총 21마리만 발견됐던 산갈치가 3개월 사이에 연달아 2마리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갈치의 죽음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해양 환경의 변화와 개체 수 증가, 엘니뇨와 라니냐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갈치는 지진 등 재앙의 전조라는 속설이 있다. 이 같은 속설의 배경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산갈치 20마리가 일본 해안에 떠밀려온 일이 있다. 하지만 2019년 일본 도카이(東海)대와 시즈오카(靜岡)현립대 연구팀이 1928~2011년 산갈치 등 심해어 출현과 일본 지진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심해어를 둘러싼 속설은 근거 없는 미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지난 8월에도 산갈치가 발견된 이틀 뒤인 12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해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태는 듯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갈치와 지진의 상호 관련성은 확인된 게 없다"며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산갈치는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8월에는 서해인 전북 군산 고군산도 말도에서 산갈치가 발견됐다. 당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해 8월16일 오전 6시쯤 군산에서 남쪽으로 40km가량 떨어진 고군산군도 말도 해안가로 떠밀려온 2m가량의 산갈치를 갯바위 낚시객이 발견해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용락 해양생물다양성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에서 서식하는 산갈치가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근해에서 드물게 발견된 기록이 있지만, 서해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외형적으로도 손상이 적어 그 가치가 매우 특별하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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