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하면서 지분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로 몸값이 높아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도 제안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IC는 최근 미국 최대 비상장기업 두 곳에 대한 투자 제안을 받고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 오픈AI에 대해서는 투자집행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페이스X에 대해서는 현재 투자제안서를 받고 밸류(기업가치) 및 투자수익률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경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세 군데가 꽤 많은 물량을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다수의 국내 기관이 투자를 진행했다"며 "투자수익 측면에서 유의미하다기보다는 앞서가는 미래기술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최근 8조7400억원대의 신규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오픈AI는 이 과정에서 약 20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당시 평가액(약 290억달러) 대비 5배 이상 뛰었다.
이번 펀딩에는 기존 최대 주주인 MS를 비롯해 엔비디아,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실리콘밸리 VC 코슬라 벤처스,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사 MGX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2년 안에 완전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자금 조달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모기업이 영리활동을 하는 자회사를 통제하고 있는데, 오픈AI는 이를 완전 영리 기업의 구조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IB 업계 고위관계자는 "오픈AI는 사업 진행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며 "내년 추가 투자라운드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KIC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 검토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크게 공헌한 머스크 CEO가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를 맡는 등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제안서를 받았을 때보다 현재 기업가치가 20% 정도 높아졌고, 도장을 찍기 전에 더 오를 수 있다"며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는 사실 고민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우주로켓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경우 2019년 첫 통신위성 발사 이후 올해까지 60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관련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다.
우주탐사 핵심인 발사체 분야 또한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로 혁신을 꾀하고 있는 분야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현재 1회당 발사 비용을 기존 로켓의 3분의 1 수준인 6000만달러(약 830억원) 정도로 낮췄다. 최근에는 달·화성 탐사 우주선 스타십이 5차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로봇팔을 이용해 로켓을 착륙시키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대형 화성 탐사선인 스타십의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약 1123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세쿼이아캐피털 등 유수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은 스페이스X에 과감히 베팅해왔다. 국내에선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등이 투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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