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상승세다. 전날 '트럼프 랠리' 피로감에 일제 하락했던 증시는 이날 투자자들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물가 지표를 소화하면서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전망이 80%까지 높아졌고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1% 상승한 4만4002.6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9% 오른 5989.6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9% 상승한 1만9299.3에 거래 중이다.
종목별로는 전날 급락한 트럼프 수혜주가 상승하고 있다. 테슬라는 4.26% 오르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강력히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로 은행주 역시 소폭 상승 중이다. 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0.89%, 0.74%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 동부시간 오전 9시45분 현재 코인베이스에서 전거래일 보다 5.18% 오른 9만881선에서 거래 중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공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주목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지난 9월 2.4%에서 0.2%포인트 상승했으나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올라 역시 전망치와 일치했다. 주거비, 식료품 가격 상승이 지난달 CPI 상승에 기여했으나 예상에 부합하면서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확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2.3% 반영 중이다. 하루 전 58.7%에서 크게 올랐다.
금리 인하 전망에 미 국채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bp(1bp=0.01%) 하락한 4.38%,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8bp 내린 4.26%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린지 로스너 멀티섹터 채권 투자 헤드는 "이날 (CPI) 수치는 금리 인하 속도가 금세 둔화될 수 있다는 공포를 진정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Fed가 다음 달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통화완화를 당분간 멈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넌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PI 발표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여전히 Fed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며 "Fed가 12월 금리 인하를 한 차례 단행한 뒤 통화완화 경로에서 잠시 멈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근원 CPI 상승률도 여전히 높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공개되는 또 다른 물가 지표인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기다리고 있다. 도매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소매물가인 CPI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9월(0%)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18달러(0.26%) 오른 배럴당 68.3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15달러(0.21%) 상승한 배럴당 72.04달러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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