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크루즈 여행이 '반값'...겨울 비수기에 몰리는 관광객들

"겨울철 크루즈 여행 상품 4년새 23%↑"
"관광객 적고 비용 저렴"

여름철 유럽의 대표 휴가지 중 하나인 지중해에서 겨울 크루즈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기인 만큼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고 여행 비용도 저렴해 인기를 끌자 크루즈 업계가 관련 상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름철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과 폭염으로 인해 유럽의 비수기 관광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크루즈노선산업협회 데이터를 보면 지중해에서 비수기에 출발하는 크루즈 여행 상품 건수는 2019년 대비 지난해 23% 증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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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앨버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무엘 스펜서는 "크루즈 선박 수가 늘고 관광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는 여름철 지중해를 방문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부를 둔 바이킹크루즈는 2015년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처음 설계한 회사다. 바이킹크루즈는 겨울철 지중해에 세 척의 크루즈를 정박하는데 2025~2026년 겨울 시즌에는 이를 다섯 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그리스 아테네 사이를 오가는 겨울 시즌 지중해 관광 상품 21개의 최저가는 2999달러(약 423만원)로 여름 시즌 상품 가격(5299달러)보다 40% 이상 저렴하다.


리처드 마넬 바이킹크루즈 마케팅 부사장은 "과거에는 관광객들이 날씨가 따뜻한 시기에 지중해 여행하기를 선호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은퇴한 관광객 등이 비수기에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크루즈 업체들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군사 충돌이 시작된 이후 중동 지역 관광 상품을 급히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겨울철 지중해 상품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 크루즈 업체는 이탈리아 로마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오가는 지중해 상품을 급히 만들어 지난해 12월 내놨고, 짧은 기간에도 수익을 낼 정도로 관광객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올겨울 지중해 관련 상품을 추가로 내놓은 상태다. 가격은 여름철 상품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소형 크루즈 전문 여행사들도 최근 3년 새 기존 여름철 관광 상품 제공 기간을 연장해 4~11월로 관광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 대형 크루즈에 비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한겨울에는 운영이 어렵지만, 가급적 인파가 적은 시기에 관광하길 선호하는 수요를 감안해 기간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겨울처럼 비수기 여행을 할 경우 바르셀로나나 로마처럼 항공편으로 접근하기 쉽고 비교적 저렴한 대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비수기에 지중해를 방문하면 와이너리 등 일부 관광지는 가기 어려운 만큼 일정 부분 타협해야 할 일이 생긴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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