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美 금리인하 늦출 것"…前 Fed 위원 전망

로레타 메스터 전 FOMC 위원
관세發 인플레 우려…통화완화 속도조절 예상

'관세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Fed가 지난 9월 개시한 통화완화 사이클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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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연례 UBS 유럽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해 "내년 금리 인하 횟수는 지난 9월 예상했던 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 견해로는 (금리 인하 전망을 줄인) 시장이 옳다"고 밝혔다.

앞서 Fed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2025년 25bp(1bp=0.01%포인트)씩 4회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는데, 내년 인하 횟수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메스터 총재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는 재정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시장의 예상대로 4회보다 적은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시장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축소하면서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3시10분 현재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44%,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34% 선을 기록 중이다. 대선 전날인 지난 4일 대비(10년물 4.28%·2년물 4.16%) 상승했다.


이처럼 트럼프 2기 출범 후 고금리가 예상되는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관세 인상,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국가에 대한 보편관세 10~20%, 대(對)중국 관세 60% 부과를 예고했다. 이 같은 고율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Fed가 금리를 내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최우선 순위로 추진할 불법이민 금지 역시 노동시장 공급 부족과 인건비 상승을 초래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감세 정책도 연방정부 재정적자 증가, 국채발행 확대로 인한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시중금리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대선 전에 트럼프 당시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미국 물가 상승률이 2024년 3%에서 2025년 3.6%로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물가 상승으로 Fed가 금리 인하를 주저할 경우 2025년 중반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시나리오대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압승했고, 공화당은 상원에 이어 하원 다수당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메스터 전 총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른 세부적인 경제 전망은 내년 초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단순히 관세뿐만이 아니다"며 "이민, 세금, 지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미국 경제 전망 변화 여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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