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어 수입 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커졌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출입 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2.2% 올랐다. 수입 물가는 지난 8월에 이어 9월까지 2개월 연속으로 하락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10월 상승 폭은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도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74.94달러로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 수입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보통 수입 물가를 끌어 올린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원유가 전월 대비 3.9%, 유연탄 6.4%, 나프타 3.4%, 알루미늄정련품 5.7% 등 광산품과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
환율 효과도 있었다.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1.0원으로 전월 대비 2.0% 올랐다. 환율이 올라가면 원화 가치는 내려가고 달러는 오르면서 수입품 가격이 비싸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1400원을 돌파했기 때문에 11월에도 수입 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원유를 중심으로 10월 수입 물가가 상승했다"며 "11월 들어서 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이 오르고 있어 향후 수입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수출 물가 역시 유가와 환율상승 효과를 받았다. 10월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수입 물가와 마찬가지로 3개월 만의 반등이다.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주로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경유가 6.8%, 자일렌 4.4%, 은괴 10.1% 등이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10월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0.7%, 수출 물가는 0.1% 각각 상승했다.
수출입의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10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는 6.1% 올랐다. 같은 기간 수입 물량지수는 기계 및 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5.9% 상승했고, 수입금액지수는 2.3% 올랐다.
10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3.4%)은 하락하고 수출가격(0.3%)은 상승해 전체적으로 3.9%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다.
같은 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5.7%)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3.9%)가 모두 상승해 9.8%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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