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안전펜스 보유량 70%↑…집회 자유 침해 우려

차벽트럭 5년간 전부 교체
이동형·접이식 안전펜스 ‘급증’
야3당, 경찰 예산 삭감 예고

지난 주말 정부 규탄 집회를 둘러싼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안전 펜스 보유량이 지난해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비 경찰 활동과 기동대 운영관리 예산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집회·시위 강경 대응 기조와 맞물려 자칫하면 시민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 인근에 안전펜스와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김현민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 인근에 안전펜스와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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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량형·이동형·접이식 안전 펜스 보유량은 지난해 696개에서 올해 1172개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1656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벽 트럭으로 불리는 차량형 안전 펜스가 20대다. 올해부터 매년 4대씩 5년간 전부 새것으로 교체가 이뤄진다. 현재 보유 중인 차벽 트럭이 낡았다는 이유인데 신규 구입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시민들의 행동 자유권 침해가 과도하다며 차벽 설치를 위헌으로 판결했다. 경찰은 2018년 차벽운용지침을 바꿔 과격한 폭력이 없는 집회 현장에는 차벽을 쓰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차세대 차벽인 이동형 안전펜스(트레일러형 안전 펜스)는 지난해 23대에서 올해 39대로 늘었다. 경찰청은 내년에 16대를 더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장비는 폭 8m, 높이 2m로 50명의 힘을 견딜 수 있다. 통상 집회 참가자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데 활용된다. 접이식 안전 펜스는 지난해 653개, 올해 1113개, 내년 1581개로 급증했다. 집회 중 파손으로 수리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해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올해 불용량은 8개에 불과했다.


매년 경비 경찰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도 증가하고 있다. 경비 경찰 활동·기동대 운영관리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556억500만원·691억8400만원, 올해 659억2600만원·741억800만원, 내년 830억5800만원·790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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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행안위는 지난 1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전체 회의를 열었으나 집회 과잉 진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파행됐다. 야당은 지난 9일 경찰이 평화로운 집회 시위에서 충돌을 유발하고, 온갖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비대를 투입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현장에선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경찰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중재에 나섰다가 목덜미를 잡히고 옷이 찢기는 일이 발생했다. 야당이 경찰청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으나 조지호 경찰청장은 “(강경 진압에) 전혀 동의를 못 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야 3당은 경찰 예산 삭감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청장의 사과가 없다면 경비국 관련 예산 전액과 특수업무경비, 특활비 등을 꼼꼼히 따져 공권력이 국민 세금을 가지고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도록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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