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내재화를 지속하고 핵심 서비스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DAN 24)'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DAN 24)'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우선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AI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대표는 "AI가 비규제적인 방향으로 가고 빅테크 간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와 반대되는 국내 플랫폼 규제가 맞물릴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플랫폼 규제에 대해선 "플랫폼의 영향력과 책임론에 있어서는 깊이 공감한다"며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 사회적인 영향력과 중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AI 기술 내재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최 대표는 "플랫폼 생태계를 이루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고민해왔다"며 "데이터와 콘텐츠를 책임지는 기업 입장에서 당장의 투자대비수익(ROI)보다는 기술 내재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있다"고 강조했다.
내재화한 기술은 서비스 전반에 적용한다. 검색, 지도, 쇼핑 등 수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핵심 서비스부터 AI 원천 기술을 심는다. 이를 통해 플랫폼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화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윤종호 네이버 광고 프로덕트 부문장은 "AI에 투자하면 비용이 올라가지만 사용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늘고 광고주의 효용이 늘어난다"며 "결국 네이버 매출이 같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자체 기술로 비용 효율화도 꾀한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자체 AI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하면 운영 비용이 줄어든다"며 "AI를 직접 만들고 내재화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는 글로벌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기술을 경쟁력의 일환으로 고민한 결과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기술 자산을 많이 쌓은 기업이 됐다"며 "미국, 중국 외에 제3국의 위치를 갖고 여러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나 일본에서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경쟁사인 오픈AI에 네이버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선 창작자 선택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검색 기능을 더한 '챗GPT 서치'에 네이버 블로그 콘텐츠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은 "오픈AI와 회사 간 계약이 별도로 체결된 것은 없다"며 "창작자가 콘텐츠 단위로 외부에 오픈할지 여부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