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커머스]⑨주주만 73명…'적자누적' 지그재그, 통 큰 스톡옵션

올해 스톡옵션 5.7억원 부여…2022년엔 85억원 달해
매출 매년 급증하지만 영업손실 이어져
경쟁사 대비 실적·이용자 수 밀려

여성 패션 전문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이 매년 대규모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높은 성장세를 위해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으려는 전략인데,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고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은 이달 5일 유상증자를 통해 직원 A씨에게 3억원(1000주) 상당의 스톡옵션을 발행했다.

지그재그 BI. 지그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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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 기간 내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를 뜻한다. 기업이 성장하거나 주식 시장에 상장해 주식 자격이 오르면 그 차익을 볼 수 있는 일종의 임직원 보상제다.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인재를 영입하거나 임직원의 근로 의욕을 진작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매년 두 차례 스톡옵션 지급

카카오스타일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 부여를 위해 총 5억7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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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스타일은 2022년 약 85억원 상당, 지난해에도 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설립 이후 현재까지 16차례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우수 인재 영입과 유지를 위해 스톡옵션이 정례적으로 임직원들에게 검토 및 부여된다"면서 "매년 1~2회 스톡옵션 부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서비스를 론칭한 지그재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의 선호 상품과 쇼핑몰 등을 추천해주는 개인화 기능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매년 성장해왔다. 이용자가 구매한 상품이나 자주 찾아본 상품을 AI를 통해 분석한 뒤, 개인별로 관심 있을 만한 상품이나 쇼핑몰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2021년 지그재그의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이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회사명을 카카오스타일로 바꿨다. 카카오스타일은 현재 지그재그 외에도 4050 패션 플랫폼인 '포스티'와 큐레이션 서비스 '패션 바이 카카오'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카카오가 지분 50.94%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매년 대규모 스톡옵션을 지급하면서 서정훈 대표를 비롯한 소액주주가 73명에 달한다.


고속 성장 이뤘지만, 4년 연속 적자

카카오스타일은 매년 외형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1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카카오스타일의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까지 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패션 시장의 급성장으로 매출이 652억원까지 급증했다. 2022년에는 매출 1018억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원대 매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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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매년 적자다.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19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기록했던 영업손실 518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을 크게 줄였지만, 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 매년 고용을 세자릿수로 늘려 인건비가 급증했고, 신용카드 결제 증가에 따른 지급수수료도 치솟은 탓이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보상비용도 매년 3억원 넘게 지출됐다.


누적된 적자는 재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가 1년안에 확보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580억원으로, 일년전 690억원에서 100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쿠폰 등을 발행한 뒤 지급하지 못한 미지급금이 2022년 481억원에서 지난해 556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유동채무는 590억원대에서 65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영업적자가 쌓이면서 발생한 결손금은 1158억원에 달하는데, 전환우선주 발행과 스톡옵션 부여를 위한 유상증자 등을 통해 1282억원의 주식초과발행금 덕분에 자본총액은 153억원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자본총액 342억원과 비교해 반토막난 수준이다.


경쟁사 에이블리에 덜미

지그재그는 카카오스타일의 인수 이후 후발 주자이자 경쟁 서비스인 에이블리에게 덜미를 잡히는 분위기다. 여성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는 중저가형 패션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는 점과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겹친다. 다만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약 33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적자에서 탈출했다. 매출액 역시 2595억원으로 카카오스타일보다 약 80% 많다.


앱 이용자 수 역시 경쟁 서비스들에 밀리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그재그 앱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18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패션 플랫폼 중 3번째로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무신사(약 573만명)와 에이블리(약 505만명)가 사용자 수 500만명을 넘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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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C커머스(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패션업계 공략에 힘쓰는 점도 카카오스타일에겐 잠재적인 위기로 꼽힌다. 주요 플랫폼인 지그재그가 주로 중저가 의류 제품을 취급하는데, 초저가를 내세우는 C커머스와 판매 제품군이 일부 겹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상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K-Venue)를 통해 국내 브랜드들의 의류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C커머스의 패션 사업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충분히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자본잉여금 잔액이 1300억원 수준인데, 누적결손금보다 크기 때문에 자본전입을 통한 누적결손금 해소는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라며 "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재무 여력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재무 여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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