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법인계좌 연내 판가름날듯…'점유율 70%' 업비트 독식체제 깨질까

금융위, 가상자산위 논의사항 바탕 12월 논의
제1 현안으로 가상자산 법인계좌 허용
업비트 70% 점유율 쏠림현상 개선될지 주목

금융당국이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을 두고 전향적 논의에 착수하면서 점유율 70%에 달하는 업비트 독식 구조가 깨질지 주목된다.


8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2월 중으로 법인 실명계좌 발급 문제를 포함해 이달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논의된 사안들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정책 방향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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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위는 금융위 가상자산 정책 자문기구로 지난 6일 출범했다. 가상자산위는 2단계법 제정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논의 등 업계를 주도할 '컨트롤타워'로 여겨진다. 가장 먼저 논의가 필요한 현안으로 가상자산 법인계좌 허용 여부를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커졌다. 사실상 '금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재했던 만큼 법 개정 없이 모범 가이드라인 마련 등만으로도 허용이 가능해 정책 추진 속도가 빠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될 경우 현재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중 1위 거래소인 업비트가 전체 거래량의 70~85%를 차지하는 현상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전일 기준 업비트 점유율은 68.7%로 2위인 빗썸(29.2%)과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3~5위 사업자인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는 점유율을 다 합쳐도 2%에 불과하다. 국회 국정감사 시즌마다 업비트의 독과점 규제 지적이 반복해서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에 해당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의 전략적 협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점유율이 늘었다"며 "개인 중심의 시장에서는 현재의 고착화된 구조를 깨기 힘든데 법인 투자자가 들어온다면 시장도 활성화되고 거래소별로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 초 해외 거래소인 크립토닷컴과 바이낸스 등의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메기' 등장이 기대됐지만, 사실상 국내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는 서류 미비와 결격사유 등을 이유로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가 법인계좌 허용이 더 빠를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기도 하다.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에 따른 회계처리·과세 제도 개선 역시 함께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상자산 업계 특성상 동일 가상자산이어도 거래소별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출신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법인계좌 허용은 필요하다"며 "각기 다른 가격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반영해 기업들이 회계처리를 할 수 있도록 표준화를 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법인은 개인과 다르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매도함으로써 얻는 차익에 대해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가장 중요한 문제인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금지가 법에 명시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회계처리나 과세체계 개선 등 부차적인 문제는 점차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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