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의 대선 가도를 망친 5가지 순간

지난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좋았다. 당 안팎으로 지지자들을 빠르게 규합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벌어졌던 여론조사 격차도 빠르게 좁혀냈다. 그러나 호기로웠던 출발과는 달리 해리스 캠프의 동력은 차츰 떨어져 갔고 끝내 백악관 수성에 실패했다. 지지층을 떨어져 나가게 만든 해리스 캠프의 실수는 무엇일까.


· 게티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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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은 6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패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 5가지 순간들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3개는 해리스 부통령 본인의 과오이며,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하나씩 지분을 차지했다.

첫 번째 순간은 지난 10월 ABC의 인기 토크쇼 '더 뷰'에서 진행된 인터뷰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어떻게 달랐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다만 영향력 있었던 결정들 대부분에 참여했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일원이 아닌 독립된 대선 후보로서 차별화를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외신은 "해리스는 인터뷰 내내 바이든과의 차이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로 인해 트럼프 측이 바이든 리더십 아래에서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도 해리스가 자신을 변화를 위한 대안으로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게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실수는 '워드 샐러드'(word salad·횡설수설)다. 그동안 어렵고 민감한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거나 횡설수설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9월 대선 후보로서 치른 첫 단독 인터뷰에서도 약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이냐'는 질문에 자신의 양육 스토리를 4분가량 늘어놓으며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 전쟁도 해리스 부통령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지목됐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처한 곤경에 공감하기는 했지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함으로써 젊은 세대와 아랍계 미국인들의 표심이 떠났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고육지책으로 유대인인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대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택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진 못했다는 평가다. 월즈 주지사는 지난 10월 JD밴스 상원의원과의 토론에서 자신을 때때로 "멍청이"라고 묘사하는가 하면 1989년 천안문 시위 당시 중국에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결정타를 날린 건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지자는 쓰레기" 발언이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참한 사람들로 가득 찬 바구니"로 묘사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반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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