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네타냐후는 트럼프 축하…헤즈볼라·하마스 "계속 저항"

[美 선택 2024]

향후 4년간 미국 백악관의 주인으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정되자 중동 지역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계속 싸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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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실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며 "두 사람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한 "두 정상은 이란의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통화는 약 20분간 이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선 결과가 확정된 후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먼저 전화한 세계 정상 중 하나라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아울러 통화 분위기는 "따뜻하고 화기애애했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성명을 통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표현하며 축하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등 이스라엘에 밀착하며 당시에도 총리였던 네타냐후 총리와 '브로맨스'를 과시했었다.


같은 해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 타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3년 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이란에 무거운 경제 제재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스라엘과의 협력관계가 한층 강화되며 대이란 강경책이 예고된 상황이다.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전쟁 국면에서도 차기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더 전폭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스는 대선 승리 결과와 상관없이 이스라엘과 계속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영어로 된 성명에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새 미국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인민들이 증오스러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에 계속 저항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국과 자유·독립·자결에 따른 합법적 권리를 방해받는 어떤 길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출된 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시온주의자의 침략과 관련해 미국인들이 낸 목소리를 경청하고 점령과 대량학살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역시 같은날 공개된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침략이 멈출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해리스(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이기든 트럼프가 이기든, 우리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카셈은 "훈련받은 수만 명의 전투원이 싸움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이스라엘에 헤즈볼라가 공격하지 못할 장소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연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되기 전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을 확정한 이 날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수십여명이 사망했다. 주요 외신들은 현지 당국을 인용해 이날 하루 동안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인근의 바알베크가 약 40차례 공습당해 38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바알베크는 기원전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에 정복됐을 때 헬리오폴리스라 불리던 도시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인 다히예 지역에도 이스라엘군의 사전 대피 경고에 이어 폭격이 이뤄졌다.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공군이 다히예 민간인 거주지역에 자리 잡은 헤즈볼라 지휘본부, 무기 저장고, 테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공세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전날 치러진 미 대선 결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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