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경합주 득표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며 승기를 굳히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7대 경합주 중 가장 먼저 노스캐롤라이나를 놓친 데 이어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할 펜실베이니아 등 중서부 ‘블루월’마저 빼앗길 위기다.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을 위해 지지자들이 참석한 팜비치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2시47분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가 90%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8%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개표가 시작된 직후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이 60% 안팎의 우위를 보였으나 이후 오후 12시께 뒤집혔다. AP통신은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우편투표가 초반 집계에 상당 부분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개표 초반만 해도 팽팽했던 두 후보 간의 7대 경합주 싸움은 개표가 점점 진행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 7개 경합주 가운데 이날 가장 먼저 승부를 확정지은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였다. AP통신은 앞서 노스캐롤라이나의 개표가 89%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8%를 득표하자,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승리할 것이라고 타전했다. 이로써 경합주에 걸린 93명의 선거인단 중 노스캐롤라이나 16명 몫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져가게 됐다. 가장 먼저 개표를 시작한 조지아주 역시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로 앞서고 있다. 조지아주에 걸린 선거인단 역시 16명이다.
더욱이 과거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던 블루월 러스트벨트마저 붉은색(공화당)으로 물들 모양새다.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블루월에 속한 미시간도 개표율 59%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로 앞서며 해리스 부통령이 주도했던 초반 판세에서 뒤집혔다. 한국시간 오전 11시에 투표가 마감된 또 다른 블루월 위스콘신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51%·개표율 83% 기준)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블루월에서의 초반 기세를 빼앗긴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중서부 블루월 러스트벨트 3개주를 수성해야만 한다. 이미 노스캐롤라이나를 놓인 상황에서 조지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굳히고 있어 블루월 3곳 사수만이 해리스 부통령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승리 시나리오다. 아직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표가 남아있긴 하나 이러한 격차를 뒤집기 위해서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성과가 필요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 밖에 7개 경합주 중 남부 애리조나는 개표율 53%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로 해리스 부통령(49.2%)을 소폭 앞서고 있다. 선거인단이 6명으로 가장 적은 네바다는 아직 집계가 시작되지 않았다.
대선 승리의 키가 될 경합주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지지자들이 집결한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잠시 후 진행될 연설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워싱턴D.C.에 위치한 모교 하워드대에서 개표 상황을 시청할 예정이었으나 대선일 자정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경합주 개표 상황, 남은 표의 과거 투표 기록, 인구 분포 등을 토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299명을 얻어 해리스 부통령(239명)을 이길 확률이 89%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분석상으로도 해리스 부통령이 경우에 따라서는 매직넘버 270명 이상을 확보할 여지도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까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각각 210명, 24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각 주(州)에 배정된 선거인단(538명) 가운데 반수 이상, 즉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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