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대선 당일인 5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47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본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펼치면서 시장 역시 어느 한 후보의 승리에 베팅하지 못하며 선거 결과를 대기했다. '트럼프 수혜주'인 비트코인과 테슬라는 올랐으나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하락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을 때 상승했던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인공지능(AI) 슈퍼스타 엔비디아는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7.28포인트(1.02%) 상승한 4만2221.8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0.07포인트(1.23%) 오른 5782.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9.19포인트(1.43%) 뛴 1만8439.17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2.85% 상승, 시가총액이 3조4310억달러로 불어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올랐다. 애플은 이날 0.65% 올라 시총 3조3770억달러를 기록, 엔비디아에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겼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강력한 분기 실적과 매출 전망에 23.38% 치솟았다. 테슬라는 3.54% 뛰었다. NXP 반도체는 거시경제 우려로 인한 부진한 전망에 5.17% 약세를 나타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 운영사인 DJT는 1.16% 하락 마감했다.
선거 판세는 본투표 당일인 이날도 여전히 예측 불허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판까지도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전날 PBS 뉴스와 공영 라디오 NPR,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에서 51%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4%포인트 앞섰다(오차범위 ±3.5%포인트). 관건은 경합주인데 여론조사 기관별로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전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4곳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네바다와 위스콘신 2곳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이뤘다. 이는 이틀 전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 7곳에서 4승2무1패의 우위를 점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시장에서는 어느 한 후보의 승리에 베팅하는 흐름도 나타나지 않았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워싱턴의 잠재적 불확실성과 드라마에 대한 헤지 흐름이 많았다"며 "이제 선거일이 되면서 (헤지 투자의) 일부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선 결과 못지 않게 민주·공화 양당 중 어느 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느냐도 관건이다. 민주·공화당이 상·하원을 나눠 갖게 되면 현 상태가 유지되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양당 중 어느 한쪽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면 정부 지출이나 감세 정책에서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리샤 레빈 투자 전략·주식 헤드는 "이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의회가 (민주·공화당이 상·하원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분열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것이 가장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오는 7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주목하고 있다. 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첫 인하한 데 이어, 11월에 다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1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7.3%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이번 금리 인하 폭보다 향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힌트를 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채 금리는 만기별로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7%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 상승한 4.19%선을 오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폭풍이 걸프만을 강타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2달러(0.7%) 오른 배럴당 71.99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45달러(0.6%) 상승한 배럴당 75.53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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