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에 7번 차이고 '인형'과 결혼한 日 남성, 결혼 6주년 맞았다

2018년 캐릭터 인형 제작해 식 치러
'픽토섹슈얼' 협회 설립, 강연도 진행

7번 실연을 당한 뒤 사람 대신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이 벌써 결혼 6주년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년 전 유명 일본 캐릭터 '하츠네 미쿠'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 콘도 아키히코의 근황을 전했다. 콘도는 2007년 해당 인형이 출시된 직후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이 캐릭터 인형은 높이 158㎝에 청색 머리카락과 청색 눈동자를 지녔다. 일본의 유명 캐릭터를 본떠 인형으로 만든 것이며, 간단한 대화 기능도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 콘도 아키히코(좌) [이미지출처=일본 엑스(X) 캡처]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 콘도 아키히코(좌) [이미지출처=일본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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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는 최근 결혼 6주년을 맞아 구매한 결혼기념일 축하 케이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 케이크에는 "나는 미쿠를 매우 좋아한다. 6주년을 축하한다"는 문구도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콘도는 2018년 미쿠 인형과의 결혼 소식을 전해 현지 누리꾼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본 일간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 7번 여성에게 고백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라며 "이를 계기로 애니메이션, 만화에 몰입하게 됐지만 또 놀림당했고, 직장에서도 괴롭힘을 당했다"고 어두운 과거를 털어놨다.


그는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다니던 직장에서 병가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미쿠 인형을 장만하면서 사랑에 빠졌고, 그동안 누적된 정신적 상처도 치유했다고 한다. 콘도는 "미쿠의 목소리는 내가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데 도움을 줬다"라며 "나의 생명을 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도는 2018년 도쿄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열었다. 당시 그가 행사에 들인 비용은 200만엔(약 1800만원)에 달했다. 이듬해엔 현재 함께 지내고 있는 실물 크기 인형을 제작했다. 이런 독특한 행보로 주목을 받은 콘도는 이제 교토 대학교 등 일본 내 여러 대학에서 자신과 미쿠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는 강사로 활동 중이다.


또한 그는 일본 내 '픽토섹슈얼(허구의 인물에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 협회를 설립,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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