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알쓸신잡]'매각설' 클래시스…수조원 몸값 근거는

클래시스 측 부인에도…"베인캐피탈, 지분정리 전망"
60%가량 지분, 매각가 2~3조 거론돼
사모펀드들, 의료미용업체 M&A 지속 관심

"누구나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가 밝힌 회사 목표입니다. '이루다 흡수합병' 계획을 전하며 한 말이었는데요. 'K-뷰티'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두 회사의 합병 소식은 업계의 이목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 클래시스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올 전망입니다.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 베인캐피탈이 클래시스 지분 약 60%를 매각하려 한다는 것인데, 2~3조원 수준의 몸값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실제 매각이 이 같은 규모로 성사될 경우 K-뷰티 역사상 최대 M&A가 됩니다.

2일 M&A알쓸신잡에선 클래시스 몸값의 근거와, 대형 사모펀드들의 의료·미용기기 업체 인수전 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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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50%대…해외 무대도 지속 확장

클래시스는 2007년 1월 '피부미용' 의료기기 전문업체로 출범해 약 11년 만인 2017년 말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2015년 출시된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장비 '슈링크'입니다. 주요 대형 병원과 각 지역 피부 미용 전문 의원에서 사용 중이죠. 2022년엔 피부미용 비침습 모노폴라 고주파(RF) 장비 볼뉴머를 선보였습니다.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슈링크 등 HIFU 장비의 누적 판매 대수는 약 1만5000대를 기록했는데, 해외 판매 대수가 내수의 2배였죠. 2018년엔 내수와 수출 비중이 같았습니다. 2018년 브라질 출시 이후 태국, 중앙아시아, 일본, 홍콩, 호주, 대만, 인도네시아, 스페인, 멕시코 등으로 진출 국가를 늘려 왔습니다. 볼뉴머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본격적인 수출을 목전에 뒀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높은 '영업이익률'입니다. 2018년 37% 이후 최근 5년간 꾸준히 5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보여줬습니다. 동종 업계에서 찾기 어려운 기록이죠. 비결은 장비 누적 판매 증가에 따른 소모품 매출의 고성장이었습니다. 클래시스의 신규 장비 매출이 '100'이라면, 이듬해 관련 소모품 매출이 '30'쯤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후 꾸준히 재구매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조은애 LS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2018년 475억원에서 지난해 약 180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 기간 영업이익은 175억원에서 약 900억원으로 늘었다"며 "수익성 높은 소모품의 매출은 157억원(매출비중 37%)에서 800억원(매출비중 45%)으로 고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체 성장세와 최근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클래시스의 시가 총액은 3조원대로 뛰어올랐습니다. 베인캐피탈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클래시스 지분 약 60%를 갖고 있습니다. 2022년 인수 당시 6700억원을 들였는데, 최근 주가로 환산하면 지분 가치는 2조원가량이죠. 이외 지분은 정성재 창업자가 10%, 소액주주들이 24%를 들고 있습니다.


클래시스 매각 부인에도 시장 기대감↑…사모펀드 "의료미용업체 M&A 군침"

하지만 2년 만에 회사가 팔릴 수 있다는 소식에, 주식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5거래일간 종가는 6만1452원에서 4만8200원까지 20%가량 추락했습니다. 김지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베인캐피탈의 다소 이른 매각"이라며 "클래시스 성장세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판단들이 이어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클래시스 측이 매각 관련 보도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업계에선 실제 매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M&A 물결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고, 주로 피부미용 관련 업체가 매물로 언급됐다"며 "결론적으로 아니땐 굴뚝이 연기가 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매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금 집행 계약을 위한 실사 과정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클래시스의 이루다 지분 투자, 올해 ▲아키메드그룹의 제이시스메디칼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CVC캐피탈의 파마리서치 지분 투자 ▲동화약품·미래에셋벤처PE의 하이로닉 인수 등 사례들도 대부분 회사가 당초 M&A 소식을 부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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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3조원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지은 연구원은 "베인캐피탈의 매각 사유는 이해 가능한 수준이다"며 "빠르게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했고, 클래시스는 중저가 미용전자기기(EBD)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시장 규모의 성장을 주도 중이다. FDA 승인까지 2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내 의료기기 업종에 관심 있거나 미국에서 피부클리닉 관련 업체를 인수한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 사업 확장 중인 해외 업체, 국내 대기업 계열사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신민수 연구원은 "오스템임플란트,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하이로닉 등은 모두 사모펀드의 열정이 실제 결과물로 이어진 사례"라며 "클래시스의 시가총액을 생각하면, 사모펀드 쪽이 자금 여력과 업종 관심도 모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근 여러 사모펀드가 급성장 중인 미국 피부클리닉 체인을 인수하는 사례가 많다. 클래시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볼뉴머 FDA 허가를 획득하며 미국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현지 피부클리닉을 인수해 장비 납품 시너지를 낼 사모펀드들도 후보군"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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