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늑대와 춤을’에 출연했던 미국 원주민 배우가 20여년간 10대 소녀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연합뉴스는 1일 AP통신 등을 인용해 미국 원주민 배우 네이선 체이싱 호스(48·이하 체이싱 호스)가 원주민 여성과 소녀들을 유인해 성범죄를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州) 클라크 카운티 지방법원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체이싱 호스는 성폭행·납치·음란행위·아동 성 학대 자료 제작 및 소지 등 총 21건의 혐의를 받는다.
앞서 그는 작년 1월 라스베이거스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된 후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상 문제로 검찰 기소가 한 차례 기각되면서 형사 재판 일정이 미뤄졌다. 체포 당시 경찰은 체이싱 호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사이비 종교 집단 교주 행세를 하며 10대 원주민 소녀들을 성폭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활동 지역은 네바다를 비롯해 몬태나·사우스다코타주 등 북미 전역이었다. 이번에 다시 기소되는 과정에서 보완된 기소장에는 체이싱 호스가 14세 미만이었던 소녀 1명과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이 추가됐다.
15~16살에 불과한 미성년자 소녀를 아내로 삼고 성매매를 알선한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2010년 또는 2011년에 촬영된 이 영상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그의 집안 금고 내에 보관된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체이싱 호스는 1990년 미국에서 개봉한 '늑대와 춤을'에서 인디언 수(Sioux)족의 소년 전사 역할로 출연했다. 감독이자 배우인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존 던바’ 중위와 헤어지며 눈물 흘리던 역할로, 백인들 품에서 되찾은 중위의 일기장을 돌려주는 모습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수족의 본거지인 사우스다코타의 로즈버드 보호구역에서 태어났다. ‘체이싱 히즈 호스’(Chasing His Horse)라는 이름 역시 ‘말을 쫓아가’라는 의미를 담은 원주민 식이다.
AP는 최근 미 전역에서 정책 입안자들과 검찰이 원주민 여성들과 관련된 인신매매와 살인, 성범죄 등 강력 사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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