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 의 신사업 동력인 유리기판과 복합동박 장비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성은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유리기판용 장비 시연회를 개최했다. 태성이 개발한 유리기판용 에칭 장비는 TGV(Through Glass Via·글라스 관통 전극 제조) 공정 이후 식각(에칭)이나 노광, 현상 공정 등에서 사용된다.
김종학 태성 대표는 유리기판 장비에 대해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담겼다고 설명한다. 그는 "전반적인 공정은 PCB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서 얻은 노하우와 임원 중 한명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LCD 쪽에 몸담았는데 그의 경험도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태성이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장비는 길이 16m, 높이 2.5m, 폭 4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는 고객사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김 대표는 "해당 장비를 요청한 고객사에 맞춘 장비"라며 "업체별로 원하는 성능과 규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장비가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카세트(수납 용기)부터였다. 카세트에 거치된 유리가 장비 안의 룰러가 돌아감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장비 위쪽에 있는 곳에서 물질이 흘러나오며 에칭 등의 공정이 진행됐다.
태성은 장비에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을 '파손'이라고 설명한다. 유리기판 특성상 미세하게 금이 가도 전체가 파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리기판을 만드는 공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파손"이라며 "우리 장비는 파손이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부분을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설명처럼 이 장비에는 유리의 파손을 막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들어갔다. 먼저 카세트의 경우 유리를 겹치지 않고 개별로 나눠서 올려둘 수 있게 했다. 유리에 부하가 가면 파손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다. 이날 같이 선보인 소켓 지그(Jig)도 그렇다. 지그는 유리를 옮기는 롤러와의 접촉면을 최대한 줄이는 역할을 한다.
컨베이어 밸트에서 룰러를 굴리는 샤프트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제품 대비 강성이 높고 무게는 낮췄다. 에칭 공정에서 화학물질이 들어가면 샤프트가 변형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막아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유리기판 관련 매출이 내년에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관련 업체들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리기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전에 장비 매출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생산력으로는 월 14대의 장비를 만들 수 있다. 그는 "국내도 그렇고 일본도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복수의 업체와 사양서를 주고받고 장비의 설명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들의 사정에 따라 늦어질 수도 있지만, 연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차전지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다. 태성은 중국 배터리업체의 요청을 받아 2022년부터 복합동박 동도금 설비를 개발했다. 복합 동박은 필름막 양쪽 표면에 구리를 도금해 안정성이 우수하다. 기존 동박 대비 원가를 3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객사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고객사와 장비 양산 시점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장비도 연내에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태성은 유리기판과 복합동박 장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9월 태성은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로부터 194억원 규모의 토지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복합동박과 유리기판 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공장을 짓기 위해 추가로 돈이 필요한 만큼 자금조달도 고민하고 있다. 준공 시점은 내년 7월이다.
태성은 앞으로 회사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태성은 매출액 323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86%, 1279.76% 증가다. 그는 "PCB 업계가 구조조정이 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며 "유리기판 쪽의 규모도 큰 만큼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