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1일(현지시간) 장초반 하락세다. 시장이 전날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실적을 소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국채 금리 상승세도 투심을 짓누르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26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4% 하락한 4만1872.22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4% 내린 5741.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1% 밀린 1만8252.37에 거래 중이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약세다. MS는 5.7% 밀리는 중이다. MS는 전날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올해 10~12월 분기 매출 전망이 월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매출 성장률도 전 분기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메타도 2.53% 하락세다. 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3분기 페이스북 사용자 수가 예상에 못 미쳤고, 내년 자본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4% 떨어지고 있고 AMD는 2.8% 하락 중이다. 회계 조작 의혹에 휩싸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14.99% 급락세다.
이번 주 남은 기간에도 빅테크의 실적 발표는 이어진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애플과 아마존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공개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2.1%)에 부합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PCE 물가는 전년 대비 2.7% 올라 전망치(2.6%)를 소폭 상회했다.
고용도 탄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0월20~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 수정치 대비 1만2000건 줄어든 21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 예상치(22만9000건)도 1만3000건 하회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0월13~19일 주간 186만2000건을 기록해 직전주 수정치(188만8000건), 시장 전망치(189만건)를 모두 밑돌았다. 허리케인 힐런과 밀턴 여파에서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디렉터는 "성장률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은 하락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보길 원하는 시나리오"라며 "이번 사이클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지속되는 한, Fed가 금리를 인하하는 데 있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4.1%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전망은 5.9%로 나타났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1%를 기록 중이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5bp 상승한 4.21%선을 오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상승 중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94달러(1.37%) 오른 배럴당 69.55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86달러(1.29%) 상승한 배럴당 73.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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