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전세계 경제 안 좋은데 우리나라만 좋을 순 없어"(종합)

30일 서강대서 특별강연
"수출 의존하는 韓, 국제적 시각 중요해"
"10년 뒤 한은 메시지 받아들여질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는 전 세계 경제가 다 안 좋은데 우리만 좋을 수는 없다"며 각 나라의 경제 정책과 비교하면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 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재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 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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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 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국제적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 세계가 4~5% 성장할 정도로 좋은데 우리만 잠재성장률이 2%면 낮은 것이지만 전 세계가 0% 성장할 때 우리가 2%면 높은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통한 대학 입시제도 변화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지방 학생이 84%고, 서울 학생은 16% 정도인데 각 대학에서 비율을 맞춰 뽑아야 한다"며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이것이 비정상의 정상화이고 수도권 집중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 기후 문제 등 한은이 구조 개혁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는 "다른 교육이나 농업 전문가들이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연구해서 내면 그 효과가 곧 올 거라 생각한다"며 "고령화가 시작되면 한 10년 뒤에는 그때 한은이 한 얘기가 맞구나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는 청중의 질의에는 "최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집값이나 의식주 등 생활의 기본이 되는 것에 어떻게 적당한 가격을 주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집값을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과 관련해서는 "화폐는 민간이 컨트롤하면 위험이 많다"며 "화폐 가치는 공신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직접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도입 시기와 관련해서는 "미국이나 유럽이 도입한 후에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2030 청년들에게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어려운 상황이 있기 마련"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기보다는 본인에 대한 수요가 독점적이게, 수요를 비탄력적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또 "좋아하는 걸 모르더라도 싫어하는 건 알 수 있으니 싫어하는 걸 잘라냈으면 한다"며 "여러분은 100살을 살 것이고 70살까지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장을 두세 개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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