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각질제거제 판매 방송을 하면서 시원하게 닦이던 발 각질이 실제 각질이 아니라 밥풀 등으로 만들어낸 연출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미디어오늘은 전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전체 회의에서 각질제거제 판매 방송을 하면서 인위적으로 만든 ‘가짜 각질’을 사용해 개선 효과가 있는 것처럼 연출된 장면을 내보낸 홈쇼핑 업체들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법정 제재를 받은 곳은 GSMYSHOP(2월20일), SK스토아(2월25일), 현대홈쇼핑플러스샵(3월7일), W쇼핑(4월20일) 등 네 곳이다.
해당 방송 쇼호스트는 하얗게 일어난 발 각질을 제품으로 닦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각질 제거 효과가 뛰어나다고 홍보했다. 실제 발언을 보면 "방송을 위해서 일주일 남짓을 모았다는 표현은 좀 웃기시죠. 열심히 모았어요"(SK 스토아) "각질이 장난이 아니다. 근데 이렇게 지나가만 주시면"(GS MY SHOP) "저도 관리한다고 하는데 이 계절이라 다 그런 거죠?"(현대홈쇼핑플러스샵) 등의 표현을 썼다.
자신의 각질을 보여주기 민망하다는 식의 발언으로 신빙성을 더했지만, 정작 하얗게 일어난 각질은 밥풀과 딱풀 등을 섞어 만든 가짜였다. 화면에 '고객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된 장면'이라는 자막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실제 각질이 아니라고 유추하기는 쉽지 않았다. 의견 진술 차 출석한 홈쇼핑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연출을 사과드린다"고 인정하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심의위원들은 중징계가 필요한 정도의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김정수 위원은 "연출은 할 수 있다. 대신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을 하고 있다고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안 그러면 사기"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녹화된 프로그램이고 심의팀이 쇼호스트의 멘트를 봤을 것"이라며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다. 쇼호스트가 진짜 각질인 것처럼 속이는 수준이라 기만의 정도가 심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이건 사기 아니냐" "진짜로 안 씻었나 믿었는데 내가 순진했다" "이해를 돕는다는 것과 사기는 엄연히 다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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