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배추와 무 재배면적이 이상 기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가 1%대 감소에 그친 것과 달리 무는 19% 넘게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줄었지만 김장철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998㏊로 전년 동기 대비 1.2%(154㏊) 줄었다. 배추 정식기(7~9월)에 기상 악화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실제 정식기 동안 폭염 일수는 27.2일로 전년 동기(13.1일)의 두 배를 넘겼다. 지난달 강수량도 241.2㎜로 전년 동월(197.3㎜)보다 많았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해마다 편차를 보이는 가운데 2022년부터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1만3953㏊)과 지난해(1만3152㏊) 각각 1만3000㏊대 면적을 기록했다가 올해는 1만2000㏊대로 면적이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감소율이 5.7%였다면, 올해는 2%대로 낙폭이 줄었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전남(3017㏊)과 경북(2160㏊), 충북(1998㏊), 강원(1599㏊), 전북(1222㏊), 충남(1209㏊), 경기(883㏊), 경남(463㏊)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경기(-10.1%), 충북(-9.7%), 강원(-5.2%), 전남(-2.7%)에서 면적이 줄어든 반면 전북(14.3%), 충남(12.8%), 경남(2.1%), 경북(0.8%) 등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을무 재배면적은 5003㏊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4%(1205㏊) 감소했다. 무 파종기(7~9월)에 기상 악화 등의 영향으로 면적이 줄어든 것이다. 가을무 재배면적은 가을배추와 마찬가지로 2022년(6340㏊)과 지난해(6207㏊)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
올해 시도별 가을무 재배면적을 살펴보면, 전북(969㏊)과 충남(962㏊), 경기(891㏊), 전남(704㏊), 강원(417㏊), 경북(401㏊), 경남(173㏊), 충북(15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경북(-31.7%)과 강원(-30.7%), 전남(-27.9%), 전북(-24.9%) 등 다수 지역에서 낙폭이 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가을배추 재배면적 조사 결과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소폭 감소했고 고온으로 가을배추 초반(8월 하순~9월 중순) 작황이 부진했지만, 김장 수요가 줄어든 데다 최근 배추 생육에 적합한 기온이 지속하고 있어 김장 배추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순부터 강원, 경기, 충북, 경북에서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면서 도매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가을배추 재배면적의 약 50%를 차지하는 전남, 충남, 전북에서 내달 상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소비자가 가격 하락을 체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을무의 경우 통계청 재배면적 조사 결과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 간 편차가 났다. 농업관측센터는 가을무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2.7%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통계청에선 면적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봤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양 기관의 조사 표본이 다르고 조사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올해는 가을무 파종기인 8월 중순부터 9월 상순까지 이어진 고온으로 평년보다 늦은 9월 중순까지 재파종 및 보식(심은 식물이 죽거나 상한 자리에 보충해 심는 것)한 농가가 많았다"며 "조사 시점에 따라 재배면적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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