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남매 계열 분리 공식 발표(종합)

신세계, 2024 정기인사 단행
정용진 회장 승진 이어 남매 회장
정유경 백화점 계열 진두지휘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30일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월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회장의 승진 이후 9개월여만에 장녀인 정 회장까지 승진하면서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 분리가 본격화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단행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유경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정유경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으로, 앞으로 백화점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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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화점-이마트 계열분리 공식 발표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그룹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로,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끌어왔다. 이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정유경 회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기면서 '남매 경영'이 시작됐다.


이어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각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백화점 부문은 백화점과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전개했고, 이마트는 대형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을 맡았다.

지난해 기준 신세계그룹 매출은 7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최대 유통 기업으로 성장했다. 백화점의 경우 강남점이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출 규모에서 국내 백화점 업계 1위였던 롯데백화점을 넘어섰다. 이마트도 대형마트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긴 했지만, 스타필드와 스타벅스 등이 안착하며 지속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 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왼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

(왼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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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회장, 지분 10% 승계만 남아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 각 10%를 보유하면 두 지주사의 연결고리가 됐다.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 보유 중이다. 이번 정유경 회장의 승진으로 이마트와 백화점 계열 분리가 공식화한 만큼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은 각각 남매에게 넘어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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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해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신세계그룹 설명이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으로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한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우선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 사장은 지난해 9월 쇄신인사에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유통3사를 이끌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집중해왔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으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그룹은 설명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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