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에 미국과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중국과 미국의 무역 긴장 고조, 고금리 등으로 인해 위축됐던 IPO 시장이 올해 있었던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성공적 해외 상장들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분석가들은 내년에 미국과 홍콩에서 중국 기업의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이 1년도 채 되지 않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은 뒤로 그동안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은 발길이 끊긴 상태였다. 당시 디디추싱이 상장 이틀 만에 미 규제당국의 강도 높은 사이버 보안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미운털이 박힌 중국 당국으로부터는 80억위안(약 1조519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철퇴를 맞은 것이 미국 상장을 검토하던 중국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IPO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지난주엔 중국 자율주행 업체 위라이드가 나스닥에 상장해 첫날 장중 20% 넘게 급등했으며, 이달 초엔 중국 로보택시 업체 포니AI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신청했다. 미국의 대(對)중 IPO 규제 강화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홍콩 IPO 시장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주엔 중국의 생수 업체인 차이나리소시스베버리지(CRB)와 자율주행 기술 업체인 호라이즌 로보틱스가 각각 6억4900만달러, 6억9600만달러를 끌어모으며 홍콩증시에 입성했다.
홍콩 소재 사모펀드 모리슨 포스터의 마르시아 엘리스 글로벌 공동의장은 "몇 년간의 침체기를 거친 IPO 시장이 내년에 마무리되는 미국 대선과 금리 하락에 힘입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직 미국과 중국 간 규제 문제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중국 본토 상장의 어려움과 주주들의 빠른 엑시트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홍콩이나 뉴욕 상장에 점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홍콩 시장에서 중국 IPO가 회복되면 그동안 IPO 시장 위축으로 경색됐던 중국 벤처투자자들의 미국 스타트업 투자도 활로가 열릴 전망이다. 엘리스 의장은 "대중국 규제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본시장의 깊이와 폭은 여전히 많은 회사가 뉴욕상장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특히 첨단 기술에 집중하지만, 아직 수익성이 떨어지는 회사들은 그들의 비전과 스토리를 더 잘 받아들여 주는 곳이 역시 미국뿐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미국에 상장한 기업 절반 이상이 외국계 기업으로, 20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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