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과실 책임과 관련해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참사를 미리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가 없다'는 판결은 몹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구청장과 김 전 청장 등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최근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재판부는 '참사를 미리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몹시 의아스럽다"며 "경찰은 항상 어떤 상황이든 대비·대응해야 하는 조직 아닌가. 앞으로도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을 때 '나는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하면 무죄가 된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 검찰은 박 구청장에 대해 징역 7년, 김 전 청장에 대해 금고 5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며 "검찰이 너무나 무능하거나 재판부가 너무나 소극적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희생당한 159명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줘야 하나"라며 "너무나 참담한 마음에 유가족들이 많이 오열했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에 대해선 "지자체장으로서 형사적 책임 문제를 떠나 굉장히 비정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단 한 번도 진정성을 보여준 적이 없었고, 오히려 유가족들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참사 당시 희생자들이 있던 다목적체육관홀에 추모 현수막을 걸었는데, 설치를 못 하게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정말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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