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 결과 발표 이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14명의 신규이사 선임과 함께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하는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이사회 장악 및 정관변경 이후에는 최윤범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뤄진 투자건들에 대한 검토와 투자금회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MBK 연합은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12명을 사외이사로,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렸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정 이사(최윤범 회장)의 대리인에 불과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는 어렵다"며 "대부분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어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인데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분류돼 이들 중 12명 이상이 선임되면 MBK 연합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MBK 연합은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대표집행임원(CEO),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실질적인 집행 기능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을 도입해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해서다. MBK 연합은 "장씨와 최씨 가문 지분들이 다수의 개인에게 분산돼 있어 더는 어느 주주 한 명이 회사를 책임 경영할 수 없다는 점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의한 바와 같이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MBK 측은 이사회 장악 이후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의 투자 건들에 대해 면밀하게 살필 것으로 관측된다. MBK 측은 2019년 이후 투자한 38개 투자사 중 30개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MBK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 등으로 손상된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원아시파트너스 투자 등 그간 배임 의혹을 제기해 온 투자자금에 대한 회수작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려아연은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앞서 MBK 연합은 공개매수로 지분을 38.47%까지 확대한 상태로 양측의 지분 차이는 약 3%포인트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43.9%, 40.4%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MBK 측이 의결권 지분에서는 다소 우위에 있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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