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25일 오전 심정지로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타살 흔적은 없으며,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 향년 75세. 유작은 뮤지컬 '친정엄마'다. 지난 14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를 만큼 애정이 각별했지만,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마음앓이를 하게 했다.
김수미는 지난 5월 26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 주인공 봉란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공연을 마치고 같은 달 31일 피로 누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친정엄마는 김수미가 생전 유독 애착을 보인 공연이다. 말괄량이 처녀였던 봉란이 세월이 흘러 친정엄마가 되면서 딸과의 갈등과 기쁨을 그린 작품이다. 2010년 초연부터 14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봉란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 4월 열린 친정엄마 프레스콜에서 "친정엄마는 '전원일기'와 더불어 내가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작가를 통해 내게 보내준 작품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김수미가 오래 무대를 지키며 애정을 쏟았지만, 제작사가 표절 시비에 휩싸이면서 마지막이 아쉬웠다. 친정엄마는 2007년 초연한 연극 친정엄마의 일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미 등 주요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무대와 음향, 조명, 소품 등 스태프도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연합뉴스에 "어머니가 지난해부터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생전 소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친정엄마 체불임금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미지급된 임금 규모만 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대표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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