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겠지만, 공사비 걱정"…초고층 재건축·재개발의 속사정

노량진 1구역 45층으로 상향
압구정2·5구역은 70층 추진 중
아파트 가치 제고 위해 층수 상향
50층 이상은 공사비·기간 모두 늘어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현장 사이에서 초고층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압구정과 성수·목동·여의도 등 주요 사업장은 50~70층 이상의 초고층 설계를 선택했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사비는 오르고 공사기간은 늘어난다. 그런데도 층수를 높이는 것은 사업지를 랜드마크화해 아파트 가치를 높이겠다는 조합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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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9일 임시총회를 열고 최고 층수를 33층에서 45층으로 높이는 설계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소형평형을 줄이고 중대형 평형을 늘리는 안건도 함께 처리하면서 총 가구 수는 2992가구에서 2870가구로 줄어들 예정이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1~8개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크고 1·9호선 노량진역과도 인접해 대장 단지로 꼽힌다.

서울시가 지난해 ‘35층룰(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 폐지를 확정하며 이미 정비계획안을 수립한 사업장들은 줄줄이 초고층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노량진뉴타운 2·3·4구역은 35층 또는 45층으로 이미 층수를 올렸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강남구 신반포4차도 층수를 높였다. 강남구 도곡개포한신과 송파구 잠실우성4차, 용산구 산호아파트·한강맨션도 층수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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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과 성수,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정비사업지는 50층 이상의 초고층을 추진하고 있다. 압구정4구역은 69층, 압구정2구역과 5구역은 70층 추진을 공식화하고 절차를 밟는 중이다. 성동구 성수동에서는 성수4지구가 77층 초고층 설계를 확정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는 시범아파트가 65층, 진주아파트가 58층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 층수를 높이는 것은 아파트 가치, 즉 집값과도 이어진다. 지역의 대장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서다. 층수를 높여 가구 수를 늘리면 사업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층수가 높을수록 공사가 까다로워 공사비가 오르고 공사기간도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노량진1구역도 설계팀에서 최고 49층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공사비용이 현격히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돼 45층으로 선회했다. 특히 초고층으로 분류되는 50층 이상은 지진이나 바람에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철근을 사용해야 하고 특수구조물도 설치해야 한다. 구조 안전을 위해 지하층을 깊게 파고, 아파트 높은 층까지 배송이 용이한 콘크리트도 사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서울 정비사업장은 한마디로 최고층 경쟁이 붙었다. 향후 10~20년 내에는 스카이라인이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공사와 공사비를 협상하고 조합원 분담금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조합의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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