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간판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 LS증권 (옛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현직 임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 관련 비위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작년 말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증권사 부동산 PF 기획검사에서 해당 임원의 비위 사실이 적발된 후 약 1년 만이다. 새간판을 달고 도약에 나섰지만 회사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21일 LS증권 임원 A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LS증권 여의도 본사와 현대건설 본사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을 했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건을 넘겨받았으나 단순 임원 배임·횡령 혐의를 넘어 적용 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위법 사항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작년 10월부터 2개월간 PF 대출 관련 기획검사를 실시하고 A씨 등 증권사 임직원들의 불법 이득 취득 정황과 취약한 증권사 내부통제 등을 적발해 검찰에 통보·고발했다. 현대건설은 A씨가 사적으로 정보를 유용한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시공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PF 사업장 4곳 시행사에 약 700억원을 빌려주고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아 총 40억원을 부당하게 취득한 정황도 확인됐다.
2020년 7월부터 재직한 A씨는 최근까지 1년여간 휴직 중인 상태다. 한때 A씨는 부동산 금융 분야의 '라이징 스타'로 불렸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5월까지 부동산금융본부장 직책을 유지했으나 5월 말 공식적으로 직책에서 물러났다. LS증권은 지난 6월1일 LS그룹 편입에 발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IB사업부 산하에 있었던 부동산금융본부를 없애고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했다. IB사업부 산하 5개 본부 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지난 3월 100억원 규모 고급 주택도 매입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더 펜트하우스 청담PH129' 전용면적 273.96㎡(6층)'는 103억원에 매매됐다. 매수자는 A씨를 포함해 총 2명으로 절반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부동산 PF 부서 임직원의 비위 행위가 선을 넘었다는 분위기다.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 "가령 애널리스트의 경우 선행매매만 해도 난리가 나는데 본인의 에쿼티(지분금융)를 태우고 금융을 조달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그렇게 뻥튀기를 하려고 수많은 PF 사업장들을 벌여놓았는데 이런 게 다 리스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감독당국도 제재 조치안을 마무리 짓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막바지 수순에 돌입했다. 징계 수위는 내부에서 결정되는 대로 제재심의국과 금감원장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추후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LS증권의 소명 절차도 병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으로 협조할 사항이 있으면 협조하고 있다"며 "형사 제재와는 별개로 금감원 차원에서도 행정 제재를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S증권 관계자는 "해당 임원은 휴직 중으로 최종 결과가 나온 후 인사 처분이 결정될 예정으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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