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방위 대출 옥죄기…하나은행 대출모집인 취급 한도 부여

하나은행, 대출 모집 법인에 월별 취급 한도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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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자들의 주요 채널인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은 대출모집법인별로 신규 취급한도를 부여하는 등 대출 총량 관리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다. 최근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절반 가량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대출모집인이 가계대출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공문을 통해 대출모집법인별 취급한도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대출모집인은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대출 취급이 불가능한 상태로 영업점을 통한 대출 문의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이란 대출 신청상담과 접수, 전달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상담사와 대출모집법인을 뜻한다.


하나은행 측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모집인별 신규 취급한도를 부여한 것이지 취급 중단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날 KB국민은행 대출상담사도 "12월까지 월별 한도가 조기소진되면서 신규 대출 취급은 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이로써 사실상 시중은행의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대출은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KB국민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중단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며 "대출의 경우 연간 목표 범위 내에서 관리하고 있어, 특정 시기에 따라 접수량을 조절할 수는 있으나 대출을 막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수도권 또는 전 지역에서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집단잔금대출의 대출모집인 접수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모집인 대출 제한 지역을 확대했다. 우리은행도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대출, 입주자금대출 등이 중단됐다. NH농협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한도는 올 연말까지 조기소진돼 사실상 모집인 대출이 막힌 상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창구나 모바일을 통해서는 대출이 가능하며, 모집인 대출의 경우 한도가 모두 차 고객 취소분이 나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모집인을 통한 대출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규 취급 주담대 중 대출모집인을 통한 취급액이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출모집인이 가계부채 증가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내 시중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기준 신규 취급 주담대 잔액은 23조135억원으로, 이 중 11조4942억원(49.9%)가 대출모집인을 통해 나간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9월 추석연휴를 제외한 주담대 하루 평균 신규취급액은 3854억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모집인을 통한 대출이 중단되더라도 영업점에서는 대출이 가능하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신규 대출건에 대해 지점이 아닌 본부에서 심사를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출 옥죄기는 심화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시 지점이 아닌 본부의 전담팀에서 심사를 진행한다. 이밖에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도 나섰다. 농협은행은 주담대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에 수요가 몰린다는 지적에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다.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1~0.3%포인트 축소했다. IBK기업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0.55%포인트 인상, 전세 대출 금리도 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주택거래가 7~8월에 정점을 찍은 것을 고려하면 주담대 증가세가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가져가되 은행의 자율에 맡긴다고 하니 이자장사 비판에 금리를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결국 대출모집인 통한 영업채널을 막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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