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무사증(무비자)으로 입국했다가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중국인이 1만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무사증 입국 불법체류자는 올해 6월 말 현재 1만1191명에 달한다. 지난해 1만826명보다 3.4%(365명)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법체류자가 줄어든 2022년 8569명보다 30.6%(2622명)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제주도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은 1만412명(9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326명(2.9%), 인도네시아 291명(2.6%), 필리핀 239명(2.1%), 몽골 133명(1.2%), 캄보디아 31명(0.3%), 라오스 28명(0.3%) 등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현재 111개국 외국인에 대해 사증 없이 입국이 가능한 무사증 제도를 운용 중이다. 무사증은 외국인이 입국할 때 여권과 사증을 소지하되 예외적으로 사증 없이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무사증으로 제주도에 들어오면 최장 30일간 체류할 수 있으나 입국 후 국내 다른 지역으로는 이동이 제한된다.
다만 무사증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제주도 무사증 제도를 악용해 무단이탈을 시도한 베트남인과 알선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내 알선 조직은 베트남 브로커와 범행을 계획한 뒤 무사증 입국 베트남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입항하려는 이들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했다. 이들은 트럭 화물칸에 외국인들을 숨겨 선박에 선적하는 방법으로 제주도 밖으로 나가는 것을 도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당 최대 300만원씩 총 5차례에 걸쳐 5000여만 원의 대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불법체류 중인 제주에서 1억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후 중국으로 달아난 중국인도 있었다. 이 중국인은 무사증 제도로 제주에 들어와 지난 5월 7일 새벽 제주시 연동의 한 금은방에서 귀금속 70여점을 훔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보안장치를 끊고 망치로 금은방 뒷문을 부순 뒤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 그는 제주공항에서 상하이로 향하는 항공편을 타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제주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민폐 행위 또한 여러 차례 포착돼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달 초에는 전신에 '조폭 문신'을 새긴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베이징 비키니' 차림으로 제주 야시장을 활보하는 사진이 공개됐고, 지난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샀다. 또 지난 6월에는 도로 위 가로수 옆에서 한 어린아이가 대변을 봤고, 아이의 엄마가 이를 제지하지도 않고 뒤처리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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