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인 로제타폴드 개발에 앞장선 백민경 서울대 교수가 원하는 대로 결합하는 맞춤형 단백질 디자인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 교수는 21일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에서 열린 바이오인공지능연구단 월례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AI는 단백질만 이해했지만 생체 분자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 앞으로의 목표는 유전자 편집이나 교정을 할 때 더 정확하게 결합하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가 가진 도구로 설계를 했을 때 원하는 형태의 단백질을 얻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며 "원하는 대로 특이적인 결합이 용이한 단백질 디자인에 도전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베이커 교수, 허바시스 모두 수상할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수상했다. 내가 노벨상을 탄 것도 아닌데 왜 축하를 받는가 생각해 봤다. 연구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한 것만이라도 엄청난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백 교수의 강연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서울대 교수로 복귀한 이종호 전 과기정통부 장관, 이기형 그래디언트 회장도 참석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학생들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30대 초반의 학자를 통해 노벨상 수상자와의 제1 저자 논문이 나온 것에 대해 이현숙 서울대 바이오인공지능연구단장은 "바이오인공지능융합연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 맞았다. 10~15년 이내에 우리도 (노벨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바이오기술은 AI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화학과 출신인 백 교수도 실험실이 아닌 코딩을 연구해 AI로 큰 성과를 냈다.
이날 백 교수와 함께 강연한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바이오인공지능 연구단 덕에 엔비디아 'H100'과 최신 그래픽처리유닛(GPU)을 사용해 AI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상부상조다. 서울대 바이오인공지능 연구단은 조영식 SD바이오센서 회장이 기부한 200억원을 바탕으로 'H100' GPU 56대를 도입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추가 구매도 고려 중이다.
이현숙 단장은 이 전 장관에게 "지금 대학에서 연구하려면 (GPU를 가동할 수 있는) 전기가 너무나 중요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전력에 민원도 넣었다. 장관님이 좀 도와달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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