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물수리가 죽은 채 발견돼 환경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1일 연합뉴스는 전날 오후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가 형산강 일대를 조사하던 중 경북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국당교 인근에서 물수리 한 마리 사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국당교는 물수리가 물고기 사냥터로 삼은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 일대에서 약 2㎞ 떨어진 곳이다. 발견 당시 물수리는 강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날개뼈가 부러져 있었으며, 목과 몸통에는 피가 묻은 상태였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 새가 왼쪽 날개와 머리 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아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맹금류인 물수리는 매목 수리과의 새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9~11월에 관찰되는 겨울 철새다. 몸길이는 약 60㎝ 내외이고 날개를 펼친 길이는 1.6~1.8m 정도다. 머리 부분은 흰색이고 눈 주위에 암갈색 선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수리의 몸 윗면은 어두운 갈색이고 아랫면은 흰색이다. 이 새는 주로 해안가, 하천, 댐 주변에서 볼 수 있는데, 무리 짓지 않고 단독으로 생활하며 물 위를 돌면서 정지비행을 하다가 먹잇감을 포착하면 빠른 속도로 수직으로 내리꽂아 숭어나 농어 등 물고기를 잡는다. 형산강을 비롯해 낙동강 하구, 태화강, 강원 강릉 남대천, 경상남도 하천 일대에서 월동한 뒤 고향인 러시아 등지로 돌아간다.
물수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종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자료집(Red List)에 관심대상종(LC: Least Concern)으로 분류된 조류다. 이 새는 최근 환경오염과 서식지 파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전국의 많은 탐조객과 생태사진작가들이 물수리의 활공·물고기 사냥 모습을 관찰하거나 촬영하기 위해 형산강을 찾는다.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해마다 빠지지 않고 물수리를 촬영하는 '물수리 마니아' 작가들도 있을 정도다. 현재 형산강 일대에 나타나는 물수리는 3~4마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과 경주 형산강 유역에서 물수리 사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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