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만 신세지겠다"더니 도둑질…50대女 징역 4년

고령 피해자들 상대로 상습 절도
동종 전과 다수…유사 수법 범행 계속

고령의 피해자들에게 "하룻밤만 신세를 지겠다"며 접근해 절도 행각을 벌인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 씨(53·여)와 검사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광주고법 전경[사진출처=연합뉴스]

광주고법 전경[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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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8월9일 울산 북구 염포동 피해자 B씨의 집에서 금품을 훔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12차례에 걸쳐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절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기간 동안 A씨가 훔친 물품 금액은 모두 1231만원 상당이다.

A씨는 대부분 고령인 피해자들에게 먼저 친분을 쌓은 다음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한 피해자의 집 문을 두드린 뒤 "여기 앞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언니가 문을 잠그고 가는 바람에 하룻밤만 신세를 지고 싶다"고 접근했다. 피해자들은 호의를 베풀어 A씨를 집안으로 들였다. 이후 A씨는 피해자 집 안 곳곳을 살펴보며 훔쳐 갈 현금의 위치와 물건의 희소성 등을 파악했다. 그는 피해자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난 다음 피해자에게 '내 집을 구경시켜 주겠다'며 속여 먼저 밖으로 나가게 한 뒤 물건과 현금 등을 훔쳤다. 그리고나서 A 씨는 피해자와 함께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가는 척하다가 '먹을 걸 사 오겠다'고 거짓말한 뒤 도망쳤다.


이밖에도 A씨는 다른 70~80대 피해자들에게 '새벽기도에 따라가겠다' '시골에 있는 부모님이 김치를 많이 보내줘 어려운 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피해자의 손녀를 만나러 왔다'는 등의 말로 속이며 접근했다. 그는 동종전과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의 출석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은 채 반복해서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질렀으며,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계획적"이라면서 "특히 범행 대상 대부분이 범행에 취약한 고령층이란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법의식이 미약해 30년 넘게 동종 유사 수법의 범죄를 반복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등 노력을 특별히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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