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만 6개인데 또?" 경북도청 국감서 지적

야당 의원들 "상처 받은 사람 살아 있어"
이철우 경북도지사 "공과 있는데 인색한 평가"

경북도청 앞 천년숲에 건립 추진 중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도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지나치게 많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너무 인색한 평가라고 반박했다.


경북도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현황 [사진출처=연합뉴스]

경북도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현황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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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경종(인천 서구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경북도청 앞 천년숲은 상징적 공간인데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들어선다"며 "이것까지 포함하면 경북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동상 개수는 7개"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상까지 세웠다"며 "보문단지같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에 그것(박정희 동상)밖에 내세울 게 없었나 생각이 든다. 경북을 더 알릴 수 있는 동상(인물)이 있을 것 같은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수는 8개로, 이 가운데 청도·경주·포항·구미 등 경북에만 6개가 설치되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경북도는 지난 3월 경북도청 바로 앞 천년숲정원에 높이 8.5m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기로 민간단체인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와 합의했다. 경북 경산시 영남대 안에 추진하고 있는 동상까지 세워지면 경북에만 박 전 대통령 동상이 8개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경북도는 경주 보문단지 안 관광역사공원에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등 동상 8개와 조형물을 설치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된 박정희 대통령 동상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된 박정희 대통령 동상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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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동상을 둘러싼 야당 측의 공세는 보충 질의로 이어졌다.


이상식(경기 용인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아직 생존해 계신 분도 많다"며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건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의 상처가 다 치유된 후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박정희 동상 건립 추진에 대해 깊이 생각해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녹이고 보듬어 달라"고 덧붙였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 대표)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라는 평가가 이미 국제사회의 평가"라며 "사실을 인정하고 도정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내년에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장소에 독재자의 동상이 있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부끄럽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질의에 답변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질의에 답변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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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진행되는 국민 모금이 자발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기초자치단체가 가뜩이나 재정적으로 힘든데도 (동상 성금 모금액을) 강제 할당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위원회를 구성해서 시·군별, 인구별 할당을 해서 자발적이지 않은 모금을 했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상은 별도로 세운 건 아니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걷는 모습이라서 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 인물에 대해서 공과 과가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고 반박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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