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석 “헬기 계약 무산에 산불진화 공백 우려”

제작사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
대안 헬기도 중고 '재제작' 제품
“10년 단위 중장기 계획구매 필요”

서삼석 의원

서삼석 의원

원본보기 아이콘

산림청이 산림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대형헬기 구매’ 사업을 진행한 가운데 제작사와의 문제로 장비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형헬기 제작사와의 공문 일체’ 국감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은 대형헬기 제작사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당초 대형 산불 진화를 위해 효과적 장비인 대형헬기를 구매하기 위해 3개년 동안 예산 550억원을 계획하며, 올해까지(2개년) 385억원을 반영했다.


하지만, 지난 7월 헬기 제작사인 에릭슨은 공문을 통해 산림청에 계약종료 의사를 전달했다. 제작사는 미국연방항공국으로부터 제품별 세부 인증계획을 승인받아야 하나, 6개월 이상 처리되지 않아 ‘불가항력 및 불가능으로 인한 계약 종료’를 사유로 계약 해지 의견을 밝혀왔다. 계약을 위해 납부했던 보증금 20억원도 반환을 요청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형헬기 보급 지연에 따른 산림 재난 대응체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형 헬기인 ka-32(29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구연한 임박으로 오는 2030년이면 모두 사용이 제한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산림청은 산불 진화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대형헬기 3대, 중형헬기 3대를 확보하고, 공군의 고정익 항공기를 임차해 물탱크를 부착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고정익 항공기 사업은 공군과 협의 없이 진행한 탓에 무산됐고, 대형헬기 계약도 파기돼 장비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형 산림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안으로 보급되는 헬기는 ‘재제작’ 제품이어서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재제작 제품은 동체는 놔두고 엔진과 기어박스 등 부품을 신품으로 교체한 후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납품한 것이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대형헬기인 s-64(7대)는 모두 재제작 제품으로 1967~1968년 제작된 것이다.


문제는 고장이 잦다는 점이다. 지난 2020~2022년 3년간 s-64는 21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2022년 3월 강원 강릉·동해, 5월 경남 밀양 산불 당시에도 고장으로 인해 각각 2대와 4대가 출동하지 못했다.


서 의원은 “산불 발생 빈도가 잦고 피해도 점차 커지고 있어 장비도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데 산림청의 장비 수준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고정익 항공기에 물탱크를 부착하는 계획이 무산된 상황에서 대형헬기마저 확보하지 못해 결국 산불 진화 대응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또 “산림청의 헬기는 매년 지적돼온 문제인 만큼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방위사업처럼 10년 단위 등 중기계획에 기반해 헬기를 일괄 구매하는 계약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