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대선 경선 국면에서 당원 명부가 유출된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에 대해 당무감사에 나선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명씨가 국민의힘 평당원인 것을 확인했고, 당무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 사무총장은 조사 범위에 대해 "조사를 하다 보면 얽히고설키고, 하나를 찾으면 하나가 연결돼서 어느 빌미를 가지고 조사를 안 한다고 할 수 없다"고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앞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명씨가 여론조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행 선거법상 당내 경선을 위해 수집된 당원 명단과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는 각 후보 캠프가 아닌 외부 유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명씨가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19~20일, 21일 두차례에 걸쳐 국민의힘 당원 11만7829명, 13만915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미래한국연구소는 1차 조사에서는 3450명, 2차 조사에서는 5044명에게 응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무감사위는 향후 명씨에게 당원 정보가 유출된 경위를 중심으로 조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경선 기간(10월15일~11월4일) 후보 4명의 캠프에 각각 익명 처리된 국민의힘 책임당원, 안심번호, 시도 선거구, 지역당협명 등이 담긴 USB를 배포한 바 있다.
서 사무총장은 "공식적으로 (명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나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 (국민의힘 후보)캠프가 공식 의뢰한 게 있나 하고 중앙선관위에 제출된 회계 보고 자료를 달라고 해서 어제 받았다"며 "(후보 4명과) 공식적으로 계약 맺어서 지불한 게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의뢰했는데 돈이 나가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시 USB를 전달받은 캠프 담당자들과 접촉한 사실도 공개하며 명씨에게도 출석 요구를 할 의지가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당무감사의 실효성과 관련해서는 "당은 강제수사권이 없고, 한계가 있다"면서도 추가 의혹이 나올 경우 고소·고발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당 지도부에서 언급된 여론조사 조작 방지를 위한 '명태균 방지법'은 진척이 있는지 묻는 기자에게 서 총장은 "당헌·당규가 아니라 법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이야기가 돼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 발의할지 고민해서 안 되면 저라도 발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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