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77억원 대출금 횡령 우리은행 전 직원에 징역 20년 구형

서류를 조작해 100억원대 고객 대출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우리은행 경남지역 지점 전 직원에게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지난 15일 오후 경남 창원지방법원 제2형사부(김성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벌금 1억원과 추징금 105억4000여만원도 함께 구형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사진=이세령 기자]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회에 걸쳐 개인과 기업체 등 고객 17명 명의로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대출금 177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개인 대출고객 2명에게 연락해 “남아 있는 대출 절차를 위해 이미 입금된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 한다”라고 속여 2억2000만원을 지인 계좌로 받기도 했다.

그는 대출받은 고객 17명의 명의를 도용해 여신거래약정서 등 대출 신청 서류를 위조해 은행 본점 담당자에게 보내고 마치 고객이 신청한 것처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빼돌린 돈 대부분은 해외선물과 가상화폐 등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피해액 중 105억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고 기소 전 몰수 보전으로 확보된 44억원을 제외하더라도 피해액이 60억원이 넘는다”며 “사실상 회복이 불가한 금액인 만큼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우리은행에도 관리 감독 부실 책임이 있었고 A 씨가 70억원 상당을 변제한 뒤 자수한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A 씨는 직전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우리은행 측은 A 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앞서 우리은행 측은 자체 내부 통제 시스템을 통해 이상 징후를 발견했고 금융사고를 적발했다.

은행의 소명 요구를 받은 A 씨는 지난 6월 10일 경찰에 자수했고 같은 달 12일 구속된 후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 선고는 오는 12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