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털과 일수록 의료분쟁 조정이 원만히 진행되고, 성형외과·피부과 등은 조정 절차를 시작조차 못 하는 경우가 절반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올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개시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100.0%)였다.
중재원이 개시율을 24개 진료과목별로 분류했을 때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과는 소아청소년과·약제과(100.0%), 흉부외과(82.4%), 산부인과(76.0%), 응급의학과(74.5%) 등이었다. 필수과목으로 분류되는 내과와 외과의 개시율도 각각 73.3%, 71.8%였다.
반면 24개 전체 과목을 통틀어 가장 개시율이 낮은 과는 성형외과(46.0%)였다. 피부과(51.5%)가 뒤를 이었다.
의료분쟁 조정이란 독립 기구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 사고를 신속·공정하게 조사하고 결과에 따른 적정한 배상이 이뤄지도록 갈등을 조정하는 제도다. 개시율은 신청된 의료분쟁 조정·중재 건이 취하되거나 각하되지 않은 비율을 말한다.
현행법상 의료사고 피해 환자 등이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주로 의료기관)은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참여 의사를 통지해야 한다.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당 건은 각하된다.
일명 '신해철법'이 2016년 11월부터 시행된 이후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중증 장애인이 되면 자동으로 조정 절차가 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피신청인이 동의해야만 조정 절차가 시작된다.
개시율은 의료기관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개시율은 80.7%에 달했지만, 종합병원은 68.0%, 병원은 67.2% 의원급은 57.1%에 그쳤다.
한편 8월 기준 올해 조정·중재 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82.9일이다. 처리된 1004건 중 536건(53.4%)은 법정 처리 기한인 90일을 초과했다.
박희승 의원은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피해자가 조기에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조정 참여도가 높은 의료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참여율이 상시 저조한 의료기관은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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