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DINK·맞벌이 무자녀 가정)로 살기로 약속한 남편이 아이를 갖자고 고집해 이혼을 하게 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14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합의 후 결혼했으나, 태도가 바뀐 남편으로 인해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A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몇 년 전 직장 상사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두 사람은 딩크족이라는 점, 독서를 좋아하는 점 등의 공통분모를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져 결혼을 하게 됐다. A씨와 남편은 아이가 없었기에 결혼 후에도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급여 또한 각자 관리했고, 식비·공과금·주거비 등의 공동 비용은 매달 100만 원씩 공용 통장에 넣어 생활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졌다. 부부가 좋아하는 소설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하지 못하자, 남편이 "그 작가에게 아이가 없어 세상을 보는 눈이 협소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것. 이어 남편은 "우리도 남들이 하는 건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아이를 갖자고 제안했다. A씨는 딩크족으로 살기로 합의하고 결혼을 했기에 이 문제로 남편과 여러 차례 다투다 결국 이혼을 요구했다. 그는 협의가 원만히 되지 않자 남편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남편은 "결혼 생활 동안 생긴 대출 채무 3억 원이 부부공동재산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두리 변호사는 "채무는 일상 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공동재산의 형성 또는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는 청산의 대상이 된다"며 "부부가 혼인 기간에 공동생활비나 양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빚을 진 경우나, 배우자와 함께 생활할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분할대상재산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경우 공동생활비를 각자 같은 비율로 부담했고, 서로의 급여에 대해서도 각자 관리했으므로 빚 3억 원은 부부공동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자가 공동생활비를 분담하느라 채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면, A씨가 생활비 중 절반을 부담한 계좌내역과 청약, 보험료, 월세 등의 이체 내역·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해야 해야 한다"며 "남편의 예금거래내역에 대한 조회 신청을 해서 3억 원을 어느 계좌로 입금받았는지, 어떤 명목으로 소비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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